울산항 컨부두 운영효율성 개선 시급

2025-04-03     오상민 기자
울산신항

국내 대표 산업지원항만인 울산항의 컨테이너 부두 선석 생산성이 전국 주요 항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액체허브항만인 울산항이 컨 물량에 비해 액체부두로 기능이 특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컨 부두도 수출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부두 특성에 맞는 생산성 향상 정책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항의 컨테이너 부두 선석 생산성은 시간당 17.9회(van/hr)로 집계됐다. 부산항은 74.9회로 울산항보다 4.18배, 울산과 유사하게 액체화물 처리량이 많은 여수·광양항(68.6회)은 울산항에 비해 3.83배 각각 높다. 인천항(56.0회)과는 3.13배 차이나는 등 울산항은 국내 주요 항만과 비교했을 때 선석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선석 생산성은 선박이 부두에 접안해 하역 작업을 하는 동안 시간당 몇 건의 컨테이너 작업이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연간 총 컨테이너 작업량을 연간 총 컨테이너선 접안시간으로 나눠 산출되며, 항만 운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문제는 울산항의 컨 선석 생산성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21.5회였던 울산항 컨 선석 생산성은 2023년 19.4회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17.9회로 18회선 마저 무너졌다. 같은 기간 부산항과 광양항, 인천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은 생산성 지표가 유지되거나 소폭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배가 접안을 하고 있는 모든 시간이 하역하는 시간은 아니어서 생산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라고 전했다.

울산항의 컨 선석 생산성이 낮은 주요 원인으로는 항만 구조 자체가 꼽힌다. 울산항은 정유·화학제품 등 액체화물 중심 항만으로, 전체 물동량 가운데 컨테이너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보다 액체·벌크 화물 처리에 최적화돼 있다 보니 장비, 인프라, 선박 운영 측면에서 생산성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입항 선박의 대부분이 부정기선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울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의 90% 이상이 부정기선으로, 정기 기항이 많은 부산항과 달리 선박 입출항 시간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박 대형화 추세에 따른 입항 제한 수심 문제도 생산성 향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울산항의 체선율 역시 일부 부두를 중심으로 항만 효율성 저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항의 전체 체선율은 2.08%로 낮은 수준이지만, 특정 부두의 혼잡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항 전체 물동량의 4%에 불과한 석탄·양곡·온산3부두 등 3개 부두에서 전체 체선의 55.8%가 발생했다. 특히 온산부두의 경우 지난해 체선율이 61.7%, 올해도 54.2%에 달했다.

울산항만공사(UPA)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당 3개 부두를 특별관리부두로 지정, 체선율 집중 관리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총 380억원을 투입해 항만시설 성능 개선과 선석 수심 확보를 위한 유지준설 공사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울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액체화물 수요 창출 협력 마케팅 △자동차·일반화물 수출 경쟁력 강화 △컨테이너 물류 확대 및 이탈화물 재유치 △탱크터미널 투자사업 활성화 △애로 해소·규제 혁신을 통한 고객 지원 등 6대 중점 마케팅 과제도 병행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항만 효율성을 높여나갈지 미지수다.

UPA 관계자는 “선박 입·출항 여건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과 하역 여건 개선 전담조직 운영, 항만하역장비 현대화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울산항의 체선율을 낮추고 선석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