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관련 울산시민 반응]“결과에 승복…국정 안정에 힘 모아야”

2025-04-07     이다예
울산 시민들은 지난 112일간 각자의 방식대로 거리를 지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까지,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다.

지난 4일 오전 11시22분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후 시민들의 목소리는 찬반으로 갈렸다. 다만 시민들은 조속한 국정 안정의 필요성에는 뜻을 같이하며 ‘살기 좋은 대한민국, 살고 싶은 울산’이 되기를 소망했다.

최영진(35·회사원·중구 남외동)씨는 “드디어 탄핵이 인용됐다. 이제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모두가 이번 결과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며 “최근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해 울산에 가정을 꾸렸는데, 탄핵 정국이 하루빨리 안정화돼 울산이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지(26·취업준비생·남구 무거동)씨는 “친구들과 소리를 지르고 뛰면서 기뻐했다. 카톡이 마비돼서 전화하고 인스타그램 DM으로 소식을 전했다”며 “헌재가 핵심을 잘 짚어서 말해준 것 같아 속이 시원했다. 상생의 정치로 대선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균(63·직장인·동구 서부동)씨는 “선고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끌어왔지만 현명한 판단을 해준 헌법재판소에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로 고생이 참 많았던 자영업자분들이 연말에 못누린 호황을 다시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상진(58·회사원·북구 매곡동)씨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성실히 일하며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대통령 파면은 당연한 결과”라며 “잘못된 권력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했다.

신지윤(27·회사원·울주군 범서읍)씨는 “탄핵이 선고되고 회사 이사님이 축하 케이크를 사오셔서 같이 나눠먹었다”며 “한동안 탄핵 여부를 두고 마음을 졸였는데 마무리돼서 기쁘고, 대선을 거쳐 나라가 빨리 안정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헌재의 탄핵 인용을 반대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동재(67·자영업·중구 유곡동)씨는 “탄핵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야당의 정치적 공세다. 예상과 다른 상황에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승태(27·대학생·남구 무거동)씨는 “국가 안보 위기인 상황에서 야당의 횡포가 심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했는데, 헌재에서 만장일치 탄핵이라는 결과를 내릴 줄은 몰랐다”며 “어쨌든 대통령 선거가 남은 이상 혐오정치에 휩쓸리지 말고 다들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광선(63·목사·동구 전하동)씨는 “전원일치로 탄핵이 인용되다니 충격이 크다”며 “심판 과정에서 정치적 회유가 극심했던 탓에 헌재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게 된 것 같다. 너무 씁쓸하고 희망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김경태(64·회사원·북구 천곡동)씨는 “개인적으로 탄핵을 반대했지만, 헌재가 결론을 내린 이상 헌재 판단을 따라야 한다”며 “이제는 민생을 챙겨야 한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집회나 시위를 이어나간다면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모될지 모르겠다. 과거는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인태(60·농민·울주군 온양읍)씨는 “지금처럼 혼란스럽고 대내외적인 위기가 큰 상황에서 사실상 대통령 공백 상태가 몇 달 더 이어질 예정이라 우려스럽다”며 “대통령의 복귀로 나라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랐는데, 모쪼록 빠른 대선을 통해 대통령이 잘 선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