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규순 신임 울산항운노조 위원장, “노동조합은 삶의 공동체 조합원 신뢰 회복이 먼저”

2025-04-08     오상민 기자
“조합원과 함께 나가는 노조, 신뢰 회복이 우선입니다.”

울산항운노조 제26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규순 위원장이 지난 1일 취임식을 갖고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미국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대내외 여건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울산항의 발전을 위해 더욱 고삐를 쥐어야 하는 상황에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겪어본 박 위원장은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 내부의 단합과 복지 증진, 그리고 노조에 대한 외부 인식 개선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에 두고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조합의 존재 이유를 ‘권리 투쟁’보다는 ‘삶의 공동체’로 재정의했다. 조합원 개개인의 생활과 직결된 실질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판단이다. 가장 먼저 꺼낸 단어도 ‘소통’이었다. 갈등과 피로가 누적된 내부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소규모 간담회, 반 단위 의견 수렴 등 상시적인 대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과의 신뢰 회복 없이는 그 어떤 개혁도 실현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 향상은 ‘가시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단순히 수치상의 임금 인상을 넘어서 근무환경과 생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을 약속했다. 급식 개선, 재해 예방 프로그램 강화, 조합원 자녀 장학 지원금 확대 등과 같은 현실적인 제안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만 63세인 고령 조합원의 정년 연장 문제 역시 주요 과제로 검토 중이다.

노조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바꿔야 할 과제로 꼽았다. 항운노조는 투쟁 중심의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사용자와 항만 유관기관, 행정 당국과의 협력 속에서 공동체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항운노조가 지역 경제와 항만 산업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만큼, 변화는 단순히 조합 내부에만 머물 수 없다. 조합원과 시민의 신뢰를 동시에 얻는 조직, 대화와 협력의 태도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조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다.

박규순 울산항운노조위원장은 “울산항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앞으로도 울산항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항운노조는 1952년 대한노총 울산지부에서 출발한 울산 최초의 노동조합으로, 현재 약 900명의 항만·창고·하역 노동자로 구성돼 울산항만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