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펀치’에 파랗게 질린 코스피
2025-04-08 서정혜 기자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p(5.57%) 내린 232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과 하락폭 모두 지난해 8월5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전날대비 106.17p(4.31%) 내린 2359.25로 장을 시작한 뒤 4~5%대 급락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인 이날 오전 9시12분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분 이상 5% 넘게 떨어지면서 프로그램매매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특히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순유출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949억원을 순매도해 2021년 8월13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관이 2532억원, 개인이 1조674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낙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06조1428억원으로, 코스피 시총이 2000조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3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 종목 중 하락종목 수는 866개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고, 역대로는 14번째로 많았다.
다만 이날 코스피 낙폭은 일본 닛케이225(-7.83%), 대만 가권지수(-9.70%), 중국 상해지수(-7.34%) 등 다른 아시아 지수보다는 선방한 수준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6.09p(5.25%) 내린 651.30으로 마감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의 하락폭과 하락률도 지난해 8월5일 이후 가장 컸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7p(2.96%) 내린 667.02로 출발한 뒤 급락세를 지속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87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64억원, 167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의 하락 종목수는 1495개로 역대 세번째로 많았다.
관세 충격으로 환율도 급등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름폭은 신종코로나 초반인 지난 2020년 3월19일(40.0원) 이후 5년여 만에 최대폭이다.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의 가치도 급등했다. 원/엔 환율은 1000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 기준가보다 26.39원 오른 100엔당 1008.21원을 기록하며, 2022년 3월22일(1011.75원)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