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사업 1년 넘게 지지부진 울산 조선업계 한숨

2025-04-09     서정혜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을 1년 넘게 하지 못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협력사 등 울산지역 조선업계의 공정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은 지난 2023년 12월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한 이후, 2024년 사업자 선정을 거쳐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등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관련 법적 다툼이 지속되면서 결론 내지 못했고, 관련 문제가 해소된 후에도 방사청이 사업자 선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1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동안 국내 함정사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왔다. 이에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는 방사청이 수의계약 여부 등을 결정하면, 공정 일정을 조율하고 원자재와 부품 등을 선발주하는 등 차질 없이 함정 건조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통상 조선업계는 원청·협력사 등이 3년가량의 생산 계획을 짜놓고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변수가 생기면 협력사와 부품사는 공정이 비거나 부품을 제때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저울질하며 계약 진행방식 등을 결정하지 않고 미적거리면서 울산을 비롯해 국내 조선업계가 방사청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정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KDDX 사업이 1년 넘게 지연되면서 인건비를 비롯해 부품과 원자잿값도 크게 올라 당초보다 함정 건조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상세설계 공동 추진에 대한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성능시험 책임 소재 문제 발생할 여지가 있고, 지난 2012년 3000t급 잠수함 사업 당시 기본설계는 공동으로 진행했음에도 상세설계는 1개 사업자와 수의계약한 사례로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은 조만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사업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조기 대선 등 여파로 미뤄져 사업 추가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KDDX 사업 지연으로 협력업체들의 생산 계획과 투자 결정이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조선업 전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방사청이 조속히 방향성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