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특수재난훈련센터, 국가공단 안전 지킴이 되길

2025-04-11     경상일보

울산 국가산업단지 내 특수재난 사고에 대응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울산 특수재난훈련센터’가 준공됐다. 이로써 울산은 석유화학단지 준공 (1972년 10월 31일) 이후 반세기 만에 울산 국가공단의 대형 화재·폭발 등 특수 재난 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산업 안전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울산 국가공단의 안전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울산시 소방본부가 10일 개소한 남구 부곡동에 특수재난훈련센터는 석유화학 시설(플랜트) 훈련장을 비롯해 옥외탱크 훈련장, 이동탱크 훈련장 등 총 7종에 달하는 다양한 특수재난 대응 훈련 시설이다.

울산 국가공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실제 재난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여 훈련 참가자들이 실질적인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역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내 기업체 자체소방대원들의 재난 대응 역량 강화 역할을 한다.

이번 훈련센터 준공으로 잠재적인 ‘화약고’로 불리는 울산 국가공단에서 화재 및 특수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돼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미포국가공단과 온산국가공단 소재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총 470개소로, 전국 유해 화학물질의 25%가량을 취급한다. 또 울산공단 지하에는 화학관, 가스관, 송유관 등 총 1774.5㎞에 달하는 노후 배관이 매설돼 있다.

이런 지역적 특수성 탓에 가스 및 화학물질 유출, 화재, 산업재해, 폭발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올 들어서도 지난 3월 20일 울산미포 산단 내 롯데SK에너루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공사 폭발 사고로 2명이 부상을 입었고, 2월 10일에는 온산공단에서 유류 저장탱크 폭발·화재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국가산업단지의 사고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울산 시민의 오랜 염원이다. 이번에 문을 연 특수재난훈련센터가 국가공단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에서 벗어나 보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기를 시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정부와 울산시는 이번 특수재난훈련센터 설치를 계기로 좌초 위기에 놓인 ‘통합 파이프랙 사업’도 조속히 정상화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안전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울산 시민들은 잊을만 펑하고 하면 터지는 국가공단 화재·폭발 사고와 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