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세돌 UNIST 교수, 울산 AI기반 제조업 혁신 영감주길

2025-04-14     경상일보

울산과학기술원(UNIST)가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인간계 유일 바둑천제 이세돌 9단을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초빙했다. AI 시대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첨단 AI 기술을 접목하고, 울산 지역 산업계에 실무 중심 AI 교육을 제공하는 UNIST의 ‘AI 스마트 캠퍼스’ 구축 계획의 일환이다.

이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맡아 격주로 금요일에 6시간씩 강단에 선다. 이 교수의 합류와 UNIST의 AI 스마트 캠퍼스 구축은 AI 시대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세돌 특임교수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에는)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둑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바둑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반면, AI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세돌 9단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바둑 AI ‘알파고’와의 역사적인 대국에서 네 번 지고 1승을 거뒀다. 알파고를 이긴 제4국에서 흑돌 사이에 둔 끼움수 78수는 AI 시대 우리에게 영감을 준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AI가 모방하기 힘든 인간만의 창의성에 대한 실마리를 ‘고정관념’에서 답을 찾았다고 했다. AI가 보여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수를 보면서 인간도 고정관념과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향후 AI와 협업을 통해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시사한 셈이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이 교수는 AI로는 불가능한 한 수로 통찰을 줬기 때문에 창의적인 통찰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AI시대에 필요한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했다.

UNIST는 올해를 AI 캠퍼스 구축의 원년으로, 전공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AI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AI 기본필수 교육’을 전면 도입하고, ‘1인 1생성 AI’ 체계를 마련한다. UNIST가 주력산업 침체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전통 제조업 도시 울산의 산업구조를 AI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