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의 컬러톡!톡!(39)]오존경보 시각화 컬러커뮤니케이션

2025-04-16     경상일보

환경정보의 전달은 수치보다 ‘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실체가 보이지 않기에, 그 농도를 얼마나 직관적으로 인식시키느냐가 시민 안전과 직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색은 환경 경보 전달의 핵심 매개체이자 필수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기능한다.

대기오염 경보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방식은 ‘빨강-노랑-초록’의 삼원색을 적용한 3단계 구조이다. 빨강은 경고, 노랑은 주의, 초록은 안전을 상징하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환경보호청(EPA), 국내 대기질 예보 체계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경보 체계가 4단계 이상으로 세분화될 경우, 색상만으로는 명확한 인식과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시의 오존 농도 경보 시스템은 컬러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 사례로, 3단계 색상 코드를 채택하고 있다. 0.12ppm/hr 이상 시 오존 주의보(노랑), 0.3ppm/hr 이상 시 오존 경보(주황), 0.5ppm/hr 이상 시 오존 중대경보(빨강)를 발령한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대시보드를 통해 권역별 오존 농도를 색상으로 시각화하며, SMS 알림으로 시민들에게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공기질지수 색상체계는 보다 정교하다. 갈색(위험)-보라(매우 나쁨)-빨강(나쁨)-주황(민감)-노랑(보통)-초록(좋음)의 6단계로, 실시간 지도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대기질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2025년부터 도입되는 오존측정국제표준에서는 색각이상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기존의 빨강, 주황계열 대신 보라, 파랑계열을 활용한 컬러매핑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색채를 통한 환경정보 전달 방식 역시 정교해지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모바일 기반 알림시스템 등은 모두 색을 매개로 환경적 위험을 감지하고, 시민의 능동적 대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색은 물리현상을 감각화하는 시각적 언어다. 보이지 않는 오염 물질을 색으로 ‘가시화하는’ 과정은 단순한 시각화를 넘어선 사회적 소통이자, 정보 디자인의 실천이다. 환경 모니터링 체계가 시민의 감각 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색은 도시의 환경적 특성과 시민의 일상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기능하게 한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