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유예에도 울산 중소기업 한숨

2025-04-16     오상민 기자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90일 유예됐음에도 울산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자동차·철강 등 주력산업의 수출 품목 상당수가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서, 생산원가 상승과 납품 단가 하락, 거래처 이탈 등 2중·3중의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정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67만3705대, 수출 금액은 1.3% 줄어든 173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수출은 52억6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 수출은 90억6300만달러로, 9.4% 줄어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자동차 생산은 101만3485대로 1.1% 감소했으며, 내수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2.7% 증가한 38만8294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은 43.5%로 친환경 전환 흐름이 산업 재편의 핵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 실적 대비 ‘역기저효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지역 중소 부품업계는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미 타격을 체감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보복 관세 충돌 가능성도 울산 수출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향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납품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가 미국 수출 물량을 줄이고 있다”며 “관세를 반영한 가격으로는 경쟁이 안 되다 보니 오히려 기존 단가보다 더 낮춰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 중소기업계는 △피해 기업 대상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 △물류비·관세 정보 제공 확대 등 정부의 보다 실질적인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 무협 관계자는 “관세가 단순히 수출기업만의 문제로 보이지만, 결국 고용과 지역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부가 수출품 전환과 함께 내수시장 기반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