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주차난 동구 ‘월주차 사기’ 꿈틀
2025-04-17 김은정 기자
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거래 플랫폼에 개인 사유지나 건물 주차장 등을 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월주차권 판매’ 게시글을 올린 뒤, 돈만 챙기고 연락을 끊는 일명 ‘월주차 사기’가 등장했다.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의 허점을 파고든 것인데, 특히 갑작스러운 출장이나 인사 이동으로 주차 공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는 한다.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범행이 재발할 우려도 높다.
실제로 동구는 타지자체 출퇴근 인구가 많아 관내 대다수 사업장이 충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 인근 주차장의 정기권을 구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문제로 동구의 전체 공영주차장 9곳은 개설 당시 주차 면수의 60%~80%를 월주차권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운영 방식이 주민 불편을 가중하고 공영주차장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동구는 최근 지역 9개 공영주차장의 정기권 비율을 20~50% 수준으로 낮췄다.
2025년 4월 기준 동구 내 공영주차장 852면 중 월주차 정기권으로 배정된 면수는 323면으로 공영주차장의 월주차 자리는 크게 줄었다.
결국 월주차 자리를 잃은 차주들은 회사 인근 종교시설 주차장에 이중 삼중으로 차를 주차하거나 야구장, 피크닉장 등 유료화하지 않은 공터 부지 및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출근 시간에 차량을 대놓고 퇴근 시간 이후에 차를 찾아가는 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계가 있어 개인간 월주차권 거래가 일상화돼 가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중고 거래 플랫폼 등 신원 파악이 되지 않는 상대와의 거래가 활성되하면서 이를 이용한 사기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 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소액이더라도 거래할 때는 직접 만나 대면 거래를 진행하고 거래하는 사람의 정보를 미리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