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 (131)]은퇴 상품 대표주자 ‘T형제’

2025-04-18     서정혜 기자
은퇴를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펀드들이 있다. 이름만 보면 헷갈리기 쉬운 ‘TIF’와 ‘TDF’가 그 주인공이다. 둘 다 ‘라이프 사이클 펀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성격과 운용 전략은 꽤 다르다. ‘나에게 맞는 은퇴 준비’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이 두 펀드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TIF(타깃 인컴 펀드)는 지속적인 현금흐름(Income)에 초점을 맞춘 펀드다. 펀드 매니저가 자산을 능동적으로 운용하고, 주로 배당주·채권·임대료 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인프라 자산 등에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리츠(REITs)나 부동산 펀드, 인프라 펀드 등이 포함된다. 지역 제한 없이 글로벌 분산 투자가 가능하며, 현금 흐름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핵심이다. 은퇴 후 일정한 소득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반면 TDF(타깃 데이트 펀드)는 목표 은퇴 시점(데이트)을 기준으로 자산 구성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펀드다. 투자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이 높지만,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 등 안전 자산의 비중을 점차 높여나간다. 이 전략을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 부르는데, 마치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듯 서서히 위험을 줄여나가는 구조다. 펀드 이름 뒤에 붙는 숫자(예 TDF 2045)는 예상 은퇴 시점을 의미하며, 숫자가 클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더 높다. 자동 조정이 되기 때문에, 장기 적립식 투자에 적합한 펀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TDF는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자산 성장을 목표로 목돈을 마련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반대로 TIF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거나,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알맞다.

물론 투자 성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예외도 존재한다. 은퇴 시점이 많이 남았지만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투자자라면 TIF가 더 적합할 수 있고, 반대로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자산을 조금 더 성장시키고 싶다면 TDF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투자자의 필요에 따라 두 펀드를 병행 운용하며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도 활용할 수 있다.

노후 준비는 단순히 ‘얼마를 모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흐름으로 삶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TIF와 TDF는 그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성격은 확실히 다른 두 펀드. 당신의 은퇴 설계에 어떤 조각이 더 잘 들어맞는지 지금 한 번 고민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