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묻고…이어폰 꽂고 연필 대신 터치펜…
2025-04-21 이다예
울산 AIDT 도입률은 전체 초·중·고의 17%(42개교)에 그친다. 현장에서는 AIDT 학습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체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교과 공통적으로 문해력 저하, 교사와 학생 간 소통 부족, 시스템 오류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했다.
지난 18일 북구 이화중학교 1학년 교실. 교실에서는 종이를 넘기는 소리 대신 ‘톡 톡’ 터치펜으로 태블릿 화면을 치는 소리가 났다.
학생들은 책상 위 태블릿에서 나오는 영어 수업 화면에 집중하며 동시에 교사의 지도에도 따랐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영어 문장을 녹음하거나 “AI한테 물어보자”는 교사의 말에 태블릿 이곳저곳을 눌러 내용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교사는 학생이 제출한 답변,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한 개인별 학업 성취도 등을 틈틈이 확인했다.
수학 수업이 진행된 또 다른 1학년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태블릿을 통해 수식 풀이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자칠판에는 학생별 모니터링 화면이 켜져있어 어떤 학생이 학습을 완료했는지 한눈에 보였다. 학생들은 숫자들을 태블릿 메모장에 터치펜으로 ‘휙’ 써내려갔다. 연필로 공책이나 이면지에 수 풀이를 여러 번 썼다 지웠다 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때 AIDT가 버벅거리면서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교사가 급하게 접속 가능한 URL을 알려줬으나, 재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의 태블릿으로 함께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생들의 AIDT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탓이다.
이화중 1학년 김재은 학생은 “필기구 없이 태블릿만 있으면 돼 간편하다”며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교사들은 AIDT 장점이 확실히 있다면서도 AIDT 단점과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교사는 “수학의 경우 학습 진행 상황을 빨리 확인할 수 있어 개인 피드백에 좋다”면서도 “스마트기기로만 수업을 하다보니 자기도주도적 학습이 어렵고,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교사는 “영어는 AI로 심화학습을 하는 형태인데,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학습법 보완이 필요하다. 출판사별로 녹음 기능 등 기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AIDT와 연계된 문해력 교육이 보완되면 좋겠다”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 기반 학생 맞춤교육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다각도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