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액체화물 저장용량 대폭 늘어난다
2025-04-22 오상민 기자
울산항만공사(UPA)는 21일 울산 탱크터미널 운영사 오드펠터미널코리아(OTK)와 ‘액체화물 저장시설 증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OTK는 8만8000㎘ 규모의 상업용 저장탱크를 새로 구축한다. 동시에 장기간 가동이 중단됐던 OTK 제2부두를 재가동하기 위한 설비 보수도 함께 추진된다. UPA는 증설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행정 지원과 공동 항만영업, 투자 연계사업 발굴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증설은 지난 3일 OTK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되면서 본격화됐다. UPA는 2022년부터 오드펠 본사와의 협의를 시작해, 약 2년 간 투자 유치를 위한 세일즈 활동을 꾸준히 전개했다.
2023년 하반기에는 노르웨이 오드펠SE 본사를 직접 방문해 울산항의 액체화물 인프라, 친환경 처리 역량, 글로벌 물류허브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고 이듬해까지 수요 확보와 공학적 설계를 지원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탱크터미널 증설로 연간 약 100만㎘(100만t) 이상의 신규 물동량 창출과 함께 국내 화학산업의 공급망 및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또 S-OIL의 샤힌프로젝트 완공 이후 예상되는 물동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UPA는 저장·혼합·선적 기능을 통합한 탱크터미널 클러스터 조성과 고부가가치 액체화물 유치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울산항이 동북아 정밀화학 물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UPA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민간 투자를 통한 저장역량 확충이라는 성과를 넘어, 울산항이 장기적으로 추진해온 탱크터미널 클러스터 전략의 실질적 성과물”이라며 “단일 기업의 증설로 연간 100만㎘ 이상의 물동량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울산항 물류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OTK는 노르웨이 오드펠터미널과 국내 석유화학기업 대한유화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다.
글로벌 액체화물 네트워크를 보유한 오드펠의 운영 노하우와 국내 석유화학 산업과 긴밀히 연결된 대한유화의 수요 기반이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울산항이 글로벌·로컬 물류를 연결하는 전략적 교두보로 작동하는 데 강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OTK는 현재 울산항 내 85기의 저장탱크, 총 31만3710㎘ 규모의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75만㎘의 액체화물을 처리했다.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선박연료인 그린메탄올을 부두에서 선박으로 직접 공급하는 PTS(Port to Ship) 벙커링에 성공했으며, S-OIL과는 10년 장기 저장시설 이용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