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38)]쌍수마을 느티나무
영축산 취성천과 신불산에서 내려온 작괘천이 만나는 마을이 있다. 물이 합쳐진다하여 쌍수마을이다. 물이 합쳐지는 곳에 느티나무, 팽나무, 서어나무가 있는 작은 숲이 있다.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 281번지다.
이곳에는 음력 정월대보름날 0시에 골맥이 할매 당산에 제를 지내는 느티나무(사진) 당산이 있다. 뿌리부분둘레 6m, 가슴높이둘레 5m되는 이 나무는 마을 원 당산나무였던 느티나무에서 나온 움 자란 것이다. 원 줄기가 죽으면서 남긴 흔적들을 걷어내고 썩은 부분을 덮은 외과수술을 해 놓았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비스듬하게 자라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버팀대 2개를 새롭게 보강해 놓았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많은 만큼 다리도 많다. 당산숲 근처에도 장수교와 당사교가 있다. 당사교 교각 우측에 재일교포인 ‘정달지옹 공적비’가 있다. 그 뒤편으로 노거수 표지판과 기와지붕의 제당이 있다. 당산나무가 있는 땅과 제를 모시기 위한 동네 논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주민들이 세웠다. 동답에서 나오는 기금을 통해 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보름 전 나무 주변을 청소하고 당일에는 개가 짖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하고 정숙하게 지신이 모셔진 제당에서 제를 올리고 다음날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다. 한편, 음력 10월 초하룻날이면 인근 사찰에서도 추수감사의 의미를 담아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식물은 꽃이 피어 있을 때와 어린잎이 나와 연둣빛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싱그럽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점차적으로 엽록소가 원래 잎이 갖는 색을 가리게 되면서 짙은 녹색이 된다. 연둣빛 잎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 찾았다. 홍수가 날 때면 나무까지도 잠기는 경우가 있었지만 마을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지역 생명문화재로서 자연역사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