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2025년 취업박람회’ 34개 업체 참여...퇴직자·여성·외국인 등 700여명 발길

2025-04-23     김은정 기자
조선업 회복세를 힘입은 울산 동구의 2025년 취업박람회가 전년대비 30% 증가한 700여명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으러 퇴직 노동자부터 외국인까지 다양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비가 내리는 궂을 날씨에도 박람회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울산 동구는 22일 구청 대강당에서 2025년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서는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미포 협력사를 비롯해 호텔업, 경비 안전, 요양보호 등 총 34개 업체가 참여했다.

올해는 특히 안전 관리자, 배관, 조립원 등 조선업 관련 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지역 여성들의 취업 수요가 높은 호텔 업종과 조리원 등의 부스가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울산에서 30년 이상 공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이종열(69)씨는 나이가 더 들어도 오랜시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박람회장을 찾았다. 기존에 근무하던 업장과 다른 분위기의 사무원과 경비원 등 다양한 업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당장 명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구직활동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고 답했다. 구인업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취업을 위해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지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조선업 호황인 동구에서 박람회를 한다는 소식에 혹시 자리가 많이 있을까 싶어 방문했다”며 “당장에 취업은 힘들어도 이력서와 필요한 교육 부분을 보완해 재취업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가장 외국인 주민이 많은 동구에서 진행된 박람회답게 외국인 구직자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올해 박람회에는 호텔 업종 취업을 희망하는 아프간 특별기여자 대학생들도 구직을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

지난 2018년 한국에 들어온 우즈베키스탄 출신 거밀라씨는 남편 이군호씨와 함께 박람회장에 나왔다. 귀화 후 아이를 낳고 일자리를 찾아 현 거주지인 북구 업체들을 다녀봤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거밀라씨는 “집에 있는 것보다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는 것이 한국 생활 적응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고 특별한 기술이 없더라도 근무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취업박람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화 고등학생 18명도 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들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등 지역 대표 조선업 기업 관계자와 만남을 통해 졸업 후 구직에 도움을 받기 위해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또 올해는 조선업 일자리뿐 아니라 지역 여성들의 취업 수요가 높은 조리원, 호텔업 업체의 참여율이 높아 2030 여성부터 중년 여성들까지 방문율이 높았다.

일부 참여업체 관계자들은 당장 채용을 확정 지을 만큼 딱 맞는 지원자를 찾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직무내용을 변경해 채용할 수 있을 만한 구직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참석인원에 비해 부족한 일자리와 예상치 못한 높은 방문율에 마련된 일자리의 수가 적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700여명에 달하는 방문자 수에 비해 지원 가능한 전체 일자리는 150여곳에 불과했다.

이에 매년 더 늘어날 구직자들의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더 많은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