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울산 주택 시장, 변화의 바람 앞에 서다
최근 울산의 부동산 시장이 태화강의 잔잔한 물결처럼 작은 파동을 일으키며 변화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건설 동향은 과거의 활발했던 공급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사들의 사업 추진에 더욱 신중해 지고 있으며, 이는 곧 신규 공급 물량 조절로 이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택지 개발보다는 도심 내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인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단순히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설계, 고급 마감재 적용,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 확충 등을 통해 주거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홈 시스템 도입, 친환경 건축 기술 적용 등 미래 지향적인 주거 환경을 제시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향후 울산의 신축 아파트 시장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차별화를 통해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는 단지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중구-B-04 구역 재개발 사업은 오랫동안 침체됐던 원도심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핵심 프로젝트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교동 일대의 노후 주택가를 정비하고 현대적인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도시 기능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B-04 구역 재개발 사업은 2011년 조합 설립 이후 사업 속도가 다소 지연됐으나, 2024년12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으며 사업 진행 속도가 탄력을 받고 있다. 원도심 재활성화에 대한 지역 사회의 염원이 큰 만큼 꾸준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B-04 구역 재개발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은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주거 단지 조성으로 인한 인프라 확충과 주거 환경 개선은 인근 지역의 주택 수요를 증가시키고, 부동산 가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다만,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이주 및 보상 협의 등의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사업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현재 울산의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신중한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지속적인 고금리 상황과 글로벌 경제 불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돼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 시장뿐 아니라 기존 주택 시장 역시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입지 조건이 우수하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특정 지역에서는 제한적인 회복 움직임도 감지된다. 특히, 교육 환경이 우수하거나 교통망이 편리한 지역, 그리고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지역의 신축 단지들은 꾸준한 수요를 보이며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투자 목적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시장이 점진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과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최근 들어 증가폭이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분양 조건 변경 노력, 그리고 일부 지역의 실수요자 중심 매수세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분양가 인하, 계약금 감면 등 수요자들의 초기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들이 미분양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분양 추이는 금리 변동, 정부 정책 변화, 그리고 지역 경제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울산의 부동산 시장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신축 아파트 시장은 질적인 성장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중구 B-04 구역을 비롯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미분양 문제 또한 점진적으로 해결돼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건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울산은 태화강이 변화한 것 처럼 더욱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경남지사 대표 감정평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