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도 쓸일 없어진 1000원
물가가 오를 대로 오른 요즘 편의점에서 천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컵라면, 삼각김밥, 껌, 아이스크림, 심지어 생수까지 대부분 1000원을 넘기며, 편의점 진열대에서 1000원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2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오뚜기 진라면 작은컵, 스낵면 작은컵 가격은 각각 1100원으로 조정됐다. 농심의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도 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농심 신라면과 너구리, 새우탕, 튀김우동 작은컵은 1250원, 오뚜기 참깨라면 작은컵은 1400원으로 올랐다.
간편식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삼각김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CU와 GS25에서 판매하는 참치마요 삼각김밥은 현재 1100원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김 가격 급등 등을 반영해 관련 상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과자류도 대부분 1500~17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오리온 포카칩과 꼬북칩, 롯데 꼬깔콘과 빠다코코낫, 농심 바나나킥과 양파링, 해태 허니버터칩 등이 모두 1700원선이다. 한때 대표적 저가 군번이던 껌도 예외는 아니다. 자일리톨, 쥬시후레쉬, 후라보노 등은 이미 2년 전 1200원 선으로 올랐다.
아이스크림도 대표 상품의 대부분이 1500원을 넘긴다. 죠스바, 스크류바, 쌍쌍바 등은 과거 800원대에서 지금은 2배 가까이 인상됐다. 생수는 삼다수, 아이시스 모두 1100원으로, 1000원 이하 제품은 자취를 감췄다.
편의점업계는 고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초가성비’ PB(자체브랜드)상품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CU의 ‘특템 시리즈’는 올해 4월 중순까지 전년 동기 대비 87% 매출이 늘었고, GS25의 ‘리얼프라이스’ 시리즈도 279.2%의 폭발적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24는 1900원 김밥, 2900원 짜장면, 3600원 비빔밥 등 초저가 간편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원으로는 과자 하나 사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PB상품 수요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