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특산물 부추 지원예산 끊겨 농가 시름

2025-04-24     권지혜 기자
계속해서 오르는 인건비·생산비에 낮은 출하 가격, 여기에 기후변화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북구 부추 재배 농가들이 예산 미확보로 시설채소 생산성 향상 지원사업까지 2년째 시행되지 않으면서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울산 북구 중산동 농소농협 황토부추작목반. 오전 작업을 끝내고 출하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출하 물량은 약 300박스다. 북구는 울산 부추 재배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 농소농협 황토부추작목반은 북구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날 만난 부추 재배 농민들은 생산비, 경영비, 인건비 등은 계속 오르지만 부추 평균 단가는 15년 전이랑 비슷해 갈수록 힘들다고 토로했다. 현재 부추 500g은 1000~2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수익이 적다보니 농민들은 부추 재배 면적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변화하면서 부추를 재배하는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11월 중순부터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12월 중순부터 작업하고 있다.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작업하지만 날이 더워지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는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 6시간 밖에 작업할 수 없다. 이에 출하량도 절반(600~700박스→300박스) 수준에 그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북구의 시설채소(부추) 생산성 향상 지원사업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울산시비 미확보로 시행되지 못하는 등 농민들의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북구는 부추 재배 농가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고 노후된 생산장비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지난 2022년부터 시설채소(부추) 생산성 향상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8000만원이 투입돼 결속기 29대를 지원했으며, 2023년에는 3500만원을 투입해 결속기 3대와 운반차 11대를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시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예산 전액(2024년 8125만원·2025년 6500만원)이 삭감됐다.

황성모 농소농협 황토부추작목반 반장은 “70~80개 부추 재배 농가 중 20~30개 농가 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부추는 북구의 대표 농특산물인데 지자체의 지원사업이 열악하다보니 청년 창업 농민 등 많은 농민들이 울주군으로 떠나는 실정”이라며 “울산은 농업을 배제하는 정책이 많다. 지원사업을 꾸준히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북구의회 강진희·이선경 의원도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예산반영과 함께 구비 등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북구 관계자는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해 부추 재배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들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