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전지 수명·효율 동시에 높이는 신소재 주목

2025-04-28     이다예
바닷물로 전기를 저장하는 해수전지의 수명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전기 전도성과 수중 접착력이 모두 뛰어난 반결정성(semi­crystalline) 고분자 바인더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은 여러 물질이 섞인 복합구조로, 이들을 단단히 접착해주는 바인더가 성능을 좌우한다. 해수전지는 물속에서 장시간 작동해야 하므로, 수중 접착력을 지니면서도 전기까지 잘 전달할 수 있는 바인더 개발이 꼭 필요했다.

연구팀이 설계한 반결정성 바인더는 하나의 물질 안에 비결정성과 결정성 영역이 섞여 있는 구조라 접착력이 뛰어나고 전기도 잘 흐른다.

고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성 영역은 전자가 곧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 전기 전도성을 높이며, 비결정성 영역에서는 고분자 사슬이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표면과 결합하기 쉬워져 접착력에 기여한다.

개발된 바인더를 적용하자, 기존 PVDF 바인더를 쓴 경우보다 수명이 3.3배 늘었다. 새 바인더는 400시간 이상의 중기 안정성과 1200시간의 장기 수명까지 입증했다.

반응 효율에 영향을 주는 과전압도 최대 66% 감소해 같은 조건에서 더 적은 에너지로도 전지 작동이 가능해졌다.

또 충전 대비 방전으로 뽑아 쓸 수 있는 전기에너지양도 26% 증가했으며, 최대 출력도 96% 늘었다.

개발된 바인더는 불소계 화합물을 포함하지 않아 유럽연합의 과불화합물(PFAS) 규제에 대응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도 잠재력이 있다.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이현욱 교수·김영식 교수·고현협 교수,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신태주 교수와 협업으로 이뤄졌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