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위기에 빛난 울산정신
지난 3월 말 발생한 산불을 진압하며 우리 울산 시민과 사회단체, 공무원과 기관들이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면서 울산 언론의 집약된 표현이 “위기에 빛난 울산정신”이다.
이를 보면서 지난 60여 년 동안 우리가 함께한 울산인의 정신을 새삼 생각해 본다.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될 무렵, 울산·울주군을 합한 인구수가 약 20여만 명에서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할 때까지 약 35년 동안 인구가 100여만 명으로 증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빠른 성장을 이룬 산업화의 산실이었다. 고향 면면은 다르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산업 전사들로 세대를 이어 대한민국 산업 수도란 명성을 쌓아 온 장본인들이다. 여기에 또 30년을 더하며 60여 년을 함께한 시대정신이 바로 ‘개척과 도전, 혁신과 도전’으로 지금도 우리 울산인의 가슴에 흐르는 DNA가 되었다.
이러한 울산정신은 단지 산업 현장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의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이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왔다. IMF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터를 지키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렸고,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서로를 돌보는 시민의식으로 모범을 보였다. 울산은 위기 앞에서 결코 무너지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심에는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정신이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이번 대형산불을 진화하면서 새로운 DNA를 보여주었다고 이야기한다. 헌신과 봉사, 온정으로 묶은 ‘울산사회연대’라는 시민정신이 “위기에서 빛난 울산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내 일보다 울산이란 공동체 일에 열 일을 제쳐두고 봉사하는 시민과 사회단체, 공무원들은 강풍 속에 타들어 가는 험준한 산판에서 화마와 6일간의 사투에서 이겨낼 수 있었다. 많은 기업과 기관들도 앞다투어 온정을 더 했다. 화재 현장에서 기진맥진한 진압대원들은 그분들의 봉사와 헌신, 온정에 힘입어 이겨낼 수 있었다.
얼마 전 우리 울산의 한 언론에서 김두겸 시장과 시민들이 ‘위기의 향토기업 주식 1주 갖기를 통해 기업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며 기업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며 새로이 성장하는 신울산인의 DNA’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번 산불 진화 현장에서 시민과 사회단체, 기업과 공무원들이 보여준 헌신과 봉사, 온정을 “산불보다 뜨거웠던 울산사회연대”란 말로 대신했다. 위기 앞에서 주저하거나 움츠림이 없이 솔선 참여하여 힘과 뜻을 다하는 시민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일찍이 위기가 몰려오면 솔선하여 극복해 왔다. 90년대 들어 급격히 악화되어 죽음의 강 같았던 태화강을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려냈고, 핵심 기업들이 외부 세력에 흔들릴 때 주식 사주기로 기업을 지켜온 일련의 일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울산의 역사적인 일들이다.
이번 산불 현장에서 적십자와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31개 사회단체와 시민들께서 밥차를 운영하고, 구호 활동과 물품정리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고, 소방대와 시, 구군 공무원을 비롯하여 연 1만2000여 명이 재난 극복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대형산불에 큰 인명피해 없이 극복할 수 있었고, 이는 우리 울산의 강한 재난 극복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두겸 시장은 산불 6일 동안 밤낮 현장을 지휘하고 통제하며, 시민과 시민단체, 기관과 공무원들이 화마에 맞서는 헌신과 온정에 온 마음을 담아 깊은 감사를 드렸다.
우리는 매번 위기 극복은 곧 기회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순간순간 찾아오는 위기와 재난을 극복하면서 다시 한번 미래 100년을 준비하며 비상하는 기회를 만들어가자. 먹고 살기 위해 급속한 산업의 과정에서 죽어버렸던 태화강을 우리 손으로 되살려 그 위에 보란 듯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위대한 울산인의 DNA를 더욱 살려가면 좋겠다. 이번 산불 현장에서 빛난 ‘울산사회연대’가 위기에 강한 울산, 기회에 강한 울산을 만드는 새로운 초석이 될 것이다.
임현철 울산광역시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