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 공개됐지만 제한적 열람 볼멘소리

2025-04-28     이다예
자료사진

울산 지역 학교들이 공교육 강화 등을 위해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지만, 제한적 운영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지역 학교들은 ‘울산시 학교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 따라 기출문제를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정기고사 기출문제를 학교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공교육 강화와 학생평가 내실화를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는 시험 전에 학교를 통해 정답이 포함된 기출문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기출문제 공개 방법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통해 정해지며, 학교 홈페이지나 도서관 등을 통해 공개된다.

지역 학교들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1년간 도서관에서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기출문제를 교무실에 비치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도서관 이용 시간에 도서관 안에서만 열람할 수 있고, 대출과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도록 안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험기간마다 기출문제를 보기 위해 학생들이 교내 특정장소에 몰린다.

이처럼 기출문제 공개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탓에 있으나 마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구 한 중학교에서는 기출문제가 도서관에 비치돼 있어도, 수요가 너무 많은 탓에 학생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학부모들은 기출문제를 구하기 위해 결국 학원가나 시중 유료사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같은 학교 학부모끼리 족보를 위한 사모임도 만들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들이 시험기간마다 학원 강의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사교육보다 공교육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기출문제들이 공개되는 것 아니냐”며 “근데 학교에서 기출문제를 제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은 시험 자료를 쉽게 구하더라’고 말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각 학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학생들을 위해 기출문제를 자유롭게 공개하고 싶어도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기출문제가 학원 등으로 유출돼 상업적으로 활용되며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게 학교들의 설명이다. 또 기출문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해설지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교사 업무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