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반구’ 진본 8년만에 고향 울산 온다
2025-04-29 차형석 기자
울산대곡박물관은 29일부터 10월12일까지 특별기획전 ‘석천(石川)에 누우리’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울산 울주군 웅촌면 석천리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 시대 울산 선비들이 학문을 갈고 닦으며 관직 생활을 했던 일상,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세계, 사회 지도층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전시는 △입신양명의 길, 울산 선비들 △석천의 세 선비 △석천에 들다 등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입신양명의 길, 울산 선비들’에서는 과거시험을 통한 출세와 수양의 여정을 조명하며, 선비 정신의 근본 바탕에 자리했던 울산의 유교 문화를 소개한다. 2부 △‘석천의 세 선비’ 에서는 울산을 대표하는 문인 반계 이양오(磻溪 李養吾, 1737~1811), 울산 최초의 문과 급제자 죽오 이근오(竹塢 李覲吾, 1760~1834), 조선의 마지막 과거 급제자인 국헌 이석진(菊軒 李錫晉, 1870~1924) 등 세 인물의 생애와 학문, 문학적 성취를 중심으로 석천리 유학 전통의 맥을 조명한다. 3부에서는 자연 속에서 마음을 닦았던 선비들의 삶을 조명하고, 석천의 정취를 담은 휴식형 체험 공간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그린 ‘반구’가 포함된 ‘공회첩(公會帖)’을 7월12일까지 한시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된 ‘반구’는 노년기의 정선이 완숙한 필치로 대곡천과 집청정 등 반구대 일대의 풍경을 담백하고 묵직한 붓질로 담아내 그의 실경산수화 가운데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충북 제천시가 소장하고 있는 이 그림은 지난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울산박물관이 개최했던 특별기획전을 통해 울산에 첫 선을 보인 뒤 이번에 8년 만에 다시 고향 울산을 찾게 됐다. 복제본은 2015년부터 울산대곡박물관 1층 상설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특별기획전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 기간 어린이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체험 행사도 4~9월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울산 지역 선비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229·4787.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