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면 해안가서 국제보호종 ‘홍여새’ 대규모 포착
2025-04-30 석현주 기자
울산시는 최근 울주군 서생면 일대 해안가 곰솔에 붙은 송악나무 열매를 먹는 홍여새 무리가 시민생물학자 윤기득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29일 밝혔다. 관찰 기간은 지난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로, 동시에 최대 200여마리가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번 관찰은 지난 12일 울주군 청량읍에서 울산새 통신원 조현표씨가 20여마리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서생면 해안가에서도 대규모 개체가 추가로 포착됐다. 이는 이례적인 월동 후 북상 개체의 집단 이동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최창용 서울대학교 교수는 “홍여새는 주로 일본에서 월동한 뒤 북상 중에 먹이활동과 휴식을 위해 울산 해안가나 공원에 잠시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며 “100마리 이상이 동시에 관찰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홍여새는 여새과에 속하는 겨울철새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기준 ‘준위협종(NT·Near Threatened)’으로 분류돼 보호가 필요한 조류다. 주로 11월 하순부터 4월 하순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산림 가장자리에서 무리를 지어 송악, 산수유, 향나무, 양버즘나무 등 열매와 새순을 먹는다. 곤충도 섭취하며, 서식지와 먹이 조건에 민감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은 턱밑의 검은 경계가 뚜렷하고 날개와 꼬리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암컷은 경계가 흐릿한 턱무늬로 구분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