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절경 보려 목숨까지 걸어야 하나요
울산 동구의 해안 전망 명소인 ‘어풍대’에서 바닷가로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사고 우려가 일고 있다.
어풍대는 고늘지구 해안 언덕에 위치한 바위 지형이다. 울산 동쪽 해안선과 도심 해변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몇 년 전까지 군부대가 이용하던 부지였지만 부지 이전 이후 동구청이 정비하고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 시작됐다.
동구청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통해 ‘지역 숨은 명소’로 소개되고 있다.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연경관 덕분에 낚시나 캠핑을 목적으로 어풍대를 찾는 방문객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근 상인 A씨는 “여름마다 텐트를 가져와 바위 위에서 캠핑을 즐기거나 갯바위 낚시를 하러 어풍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일 찾은 어풍대 일원은 절벽과 인접한 낭떠러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사고 우려가 높아 보였다. 낙석 방지망이나 안전 펜스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 진입로로 보이는 길목에는 간이 계단처럼 보이는 돌이 놓여 있었지만, 그 외 구간은 자연석과 흙길을 딛고 내려가야 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무엇보다 진입로 표지판에는 누군가가 임의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밧줄이 하나 매달려 있었는데, 고정 상태가 불안정하고 마모가 심해 안전 용도로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방문객들 역시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조망 욕구와 낚시·야영 등의 목적 때문에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방문객은 “좋은 장소라는 건 알지만 내려갈 땐 밧줄이 미덥지 않아 조금 무섭기도 하다”며 “그런데도 이곳이 구청에서 만든 진출입로인 줄 알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동구청은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조성한 진입로가 아니며 밧줄 또한 행정에서 설치한 시설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본래 해당 지점은 내려갈 수 있도록 조성된 길이 아니다”며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밧줄은 철거하고 위험 구간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