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단일화 담판도 빈손 종료, 金 “경선 참여도 않고 부전승 노려”-韓 “단일화 잘되면 즉각 국힘 입당”

2025-05-09     김두수 기자
6·3 대선 범보수 후보 단일화의 중심부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8일 단일화 2차 담판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본선 후보등록일을 나흘 앞두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지도부는 ‘김·한’ 양대 후보의 셀프 단일화가 완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단일화 로드맵을 통해 막바지 단일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본선 후보등록일은 오는 10~11일까지다. 여론조사 등을 거친 뒤 늦어도 10일까지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지도부 중심의 후보 단일화에 전방위 태클을 걸며 법적 대응도 불사한 김 후보 측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요건 가운데 후보등록 신청에서 당대표 도장을 누구에게 찍을 것인가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한 두 후보는 8일 오후 4시30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회담을 시작했다. 이날 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로 진행하기로 양측이 사전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단일화 시기’를 두고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한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 전에 단일화를 완료하자고 거듭 촉구했고, 다음 주에 단일화를 완료하자는 입장인 김 후보는 ‘왜 무소속 후보가 당 선출 후보를 압박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한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어떤 단일화 방식도 당에서 정하면 다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님이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고 한 것이 결국은 하기 싫다는 말씀과 같이 느껴진다”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또 “김 후보가 4월19일부터 5월6일까지 18일 동안 22번이나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했다”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의 ‘단일화’ 언급을 상기시켰다.

이어 “제대로 못 해내면 우리 김 후보님이나 저나 속된 말로 바로 가버린다는 말 있죠. 그렇게 될 것 같다. 제발 일주일 뒤 이런 이야기 하지 마시고, 당장 오늘내일 결판을 내자”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저는 단일화를 늘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 당연히 단일화의 첫 번째 대상은 한덕수 총리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후보께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합당하다 생각하는데 왜 안 들어오고 밖에 계시냐”고 물었다. 한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부전승’을 하려 한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는 “단일화가 잘 되면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며 당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미국 관세 대응 등 국정 현안에 대응해야 했던 점을 꼽았다. 한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왜 안 들어오느냐고 하는 것은 정말 사소한 문제”라며 반민주적 정부의 등장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는 어디서 오셔 가지고 저더러 빨리 단일화하자고 하는데 제가 단일화를 약속했으니, 저에게 단일화 안 하면 당신 책임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고, 한 후보는 “책임이 있으신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왜 뒤늦게 나타나 국민의힘 경선을 다 거치고 돈을 내고 모든 절차를 다 한 사람에게 ‘왜 약속을 안 지키냐’며 청구서를 내미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한 두 후보의 한시간여 공개 담판 결과는 사실상 마이웨이로 끝났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8~9일 여론조사를 거쳐 11일 이전 단일화하는 ‘로드맵’을 고수하고 있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