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132) 5세대 실손의료보험 전환해야 할까?

2025-05-09     서정혜 기자
실손의료보험은 국민 10명 중 8명이 가입할 만큼 보편적인 의료비 보장 수단이다.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그 구조에는 오래된 문제점이 있다. 전제 가입자 중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60~70%를 가져가는 ‘보험금 쏠림’ 현상이다. 또한, 비급여 진료 과잉으로 인해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보험료 인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도수 치료, 비급여 주사제, 백내장 수술 등 특정 비급여 항목에 보험금이 과다하게 지급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급증하고, 보험료는 매년 인상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금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고 보험료만 납부하는 가입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이에 정부와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구조 개편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바로 5세대 실손보험이다.

그럼 5세대 실손의료보험의 핵심을 짚어보겠다.

첫째, 실손의료보험 적자의 주요 원인인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 체계의 재정비이다. 비급여 항목은 중증(특약 1)과 비중증(특약 2)으로 구분한다.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수준의 보장을 유지하면서도 추가로 입원(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시 자기부담한도 500만원을 새로 도입한다.

비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보장 한도가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줄고, 자기부담률은 30%에서 50%로 높인다. 경증 입원은 회당 300만원 한도로 제한되며 통원치료는 회당 20만원에서 하루당 20만원까지만 보장된다. 일부 비급여 항목 중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은 보장에서 제외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

둘째, 중증질환자와 경증질환자 보장을 차등화한다. 암·뇌혈관·심장질환·희귀난치성 질환과 같은 중증질환의 경우 자기부담률 20%로 유지되지만, 경증질환은 자기부담률이 높아져 실질적인 본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셋째, 임신·출산 관련 보장은 한층 강화됐다. 특히 난임 치료비는 기존 1회 보장에서 여러 차례 확대 지원하여 고비용 난임 치료 시에도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제왕절개·흉터 제거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넷째,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기존 대비 30~50% 수준으로 인하될 예정이어서 4세대 보험료 대비 상당히 저렴해지고 1세대 보험료보다는 최대 80%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료는 연령·성별·병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손보험 전환 여부는 본인의 의료 이용 패턴에 달려 있다. 평소 병원을 거의 가지 않거나, 보험료 부담이 큰 경우, 또는 임신·출산 계획이 있다면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병원을 자주 이용하거나 비급여 진료를 자주 받는 사람,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라면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보험은 결국 ‘내게 필요한 보장을, 적절한 가격에’ 보장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무조건 새 상품으로 바꾸기보다 나의 건강 상태와 의료 이용 습관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