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해준 분들께 감사…당 위해 끝까지 최선”

5선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용퇴 후 2개월만에 간담회

2020-04-27     김두수 기자
27일 낮 12시 국회에서 10여분 거리 서울 영등포 복집. 울산출신 5선 미래통합당 정갑윤(울산중·사진) 전 부의장과 지역 국회기자단이 얼굴을 마주했다.

4·15 총선전 공천작업이 본격화되고 중진들의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당시 전격 용퇴 선언이후 2개월여만에 기자들과 만난 것.

정 의원은 “이제 다 내려 놓으니 마음이 편하다. 집사람(아내)도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더이상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5선까지, 국회부의장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부족하지만 늘 지지를 보내준 울산시민들과 지역 언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눈빛에는 20년동안 여의도와 울산을 오가며 숱한 시련과 즐거움이 교차했던 순간들이 떠올려 지는 듯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내일(2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느냐의 중대기로에 직면했다. 많은 의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반대와 찬성기류가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내일 전국위에 참석할 것이다. 당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당의 재건을 위해선 김종인 비대위체제가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책’이될 수도 있다는 나름의 판단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현재 시당위원장으로서의 역할론도 없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했다.

‘대낮 소맥’으로 얼굴이 붉어진 그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중심이 된 공관위의 공천가도에서 용퇴선언의 심정을 우회로 나타냈다.

“많은 중진들이 공천탈락 또는 물갈이 대상에 오른 뒤 정면충돌을 넘어 감정싸움까지 번졌다. 하지만 나는 용퇴이후 단 한번의 불만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속내는 “5선 죄밖에 없는데…”라는 섭섭함과 억울함도 베어났다.

그는 최근 지난날 함께했던 여야 의원에서부터 후원인, 재경인사 등 저인망식 마무리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년뒤엔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다음달 29일로 20년 국회활동을 마감하는 그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 ‘마지막 기자간담회’겸 오찬이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