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상공인에게 희망의 봄날을

2025-05-12     경상일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찾아왔다. 따스한 햇살 아래 푸른 잎이 돋아나며 온 세상이 생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할까. 봄은 왔으되 아직 봄을 맞지 못한 곳도 있다. 바로 울산의 소상공인들이다. 자연이 곧 이어질 여름을 준비하는 이 순간에도 울산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여전히 겨울바람이 불고 있는 듯하다.

울산의 주요 상권 곳곳에서 목격되는 굳게 닫힌 상점들의 모습은 깊어지는 경기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를 고스란히 드리우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高)’ 파고에 더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 최근 불거지는 트럼프 관세 이슈까지 겹쳐 울산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높아지는 임대료와 대출 이자 부담은 울산 자영업의 체감 경기를 한계상황으로 내몰아 곳곳의 상가 공실률을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울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로 전국 평균인 13%를 이미 넘어섰으며, 특히 집합 상가의 공실률은 전국 평균 1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인 21%를 기록하며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요 상권인 삼산동, 성남동, 공업탑마저 텅 빈 점포와 ‘임대 문의’라는 팻말이 늘어나는 것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고금리 시대의 늪은 대출 상환 부담을 가중한다. 장기화된 지역 부동산 침체 또한 소비 심리를 냉각시켜 지역 상권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담보 가치 하락은 자금 융통마저 어렵게 만들어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 기반마저 트럼프 관세 이슈로 인해 불안정해지면서 지역 경제 전반의 침체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모진 겨울 추위 속에도 봄은 반드시 찾아온다. 울산 소상공인들이 다시 활짝 웃으며 새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금이야말로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할 때다. 단기적인 미봉책을 넘어,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생존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회복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시행이 절실하다.

첫째, 소상공인들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영안정자금 융자지원의 확대를 위한 저금리 융자 확대, 상환 조건 완화, 채무 조정 등 현실적인 금융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고물가 시대에 맞춘 에너지 비용 지원, 세금 감면, 울산형 임대료 상생협약제, 골목상권 공동배송·공동물류 및 공동 구매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 또한 중요하다.

둘째,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울산만의 특색을 담은 문화 콘텐츠 개발, 매력적인 관광 상품 연계, 온라인 판로 개척 지원 등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오랫동안 방치된 공실 상가를 활용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청년 창업 지원 방안 모색 노후 점포 개선 및 노후 간판 교체, 위생 환경 개선 비용 지원 등도 중요하다.

셋째, 소비 촉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영 디지털 전환 지원 교육과 온라인 플랫폼 연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다.

비대면·온라인 시장 확산에 발맞춰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 제작 지원 등 소상공인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 온라인 판로 개척, 효율적인 배송·물류 지원 등을 종합하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넷째, 지역맞춤형 산업육성을 위한 4차 혁명에 맞는 신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 다변화를 꾀하는가 하면 문화 관광자원을 연계한 울산 국제정원박람회 등 지역의 문화 관광자원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지원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노력은 울산시와 지역 사회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에 달려 있다. 소상공인, 주민,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협력 체계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머지않아 울산의 모든 상점에 따뜻한 불빛이 환하게 켜지고, 소상공인들이 활짝 웃으며 맞이할 따뜻한 봄날이 다시 찾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천미경 울산시의회 윤리특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