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병상 효율적 배분·공공의료인프라 확충 나서

2025-05-12     석현주 기자
울산시가 고령화 가속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의료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병상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시는 보건복지부의 ‘병상 수급 기본시책’(2023~2027)에 따라 지역 실정에 맞춘 ‘제3기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12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병상수급계획은 과잉 의료비 지출을 막고, 급성기·요양·정신의료 등 분야별 병상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전략적 관리방안이다. 특히 지역 내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울산 내 병상은 2023년 7월 기준 총 1만4924병상으로 전국 병상(67만여 개)의 2.2%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은 울산대학교병원 1곳, 종합병원은 8곳, 병원은 33곳이며, 공공의료기관은 시립노인병원 단 1곳뿐이다. 광역시 중 병상 수와 공공의료기관 수 모두 최하위권이다.

요양병원은 39곳, 정신병원은 6곳에 그쳐 고령층 요양 수요와 감염병 대응, 정신질환 치료에 필요한 병상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병상 정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시에 따르면 울산의 전체 인구는 2020년 113만9000명에서 2040년 95만300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13만7000명에서 33만90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단순 급성기 치료 중심이 아닌 요양·재활·정신의료 병상 수요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병상수급계획에 따라 권역별 의료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도 병행 추진한다.

우선 의료 수요가 집중된 남·동·북구를 중심으로 제2울산대학교병원, 산재전문공공병원, 울산의료원 등 대형 공공병원 신설이 계획돼 있다.

이 가운데 남구와 맞닿아 있는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산재전문공공병원은 300병상 규모로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공업과 석유화학 단지에 특화된 재활·응급 기능 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북구 창평동에 추진 중인 울산의료원도 500병상 규모로 계획돼 있다.

서남권은 동북권보다 일반의료기관이 적지만,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이 많아 일반병상과의 균형이 필요한 지역이다. 이에 시는 울주군 온양읍에 80병상 규모의 울주군립병원을 2030년까지 개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청남의료복합타운(600병상), 우리요양병원(구 주성혜요양병원) 병상 확장 등 민간병원 확대도 병행된다.

또 울주군에는 공공산후조리원과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보건복지 기반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이를 통한 지역 정주 여건 개선과 의료 접근성 향상이 기대된다.

시는 이번 병상수급계획을 통해 의료기관 신·증설 시 정부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반영해 불필요한 병상 증설을 막고, 지역 내 필수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할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