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엔 전통시장”…직원도 상인도 웃음꽃
2025-05-15 주하연 기자
14일 점심시간. 울산 중구청 직원들이 지역내 전통시장으로 총출동했다. 조용하던 시장이 사람들로 가득차며 활기를 띠었다.
직원들은 시장 인근 식당에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한 뒤 장을 보거나 간식을 사먹으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중구는 지난 2월부터 구내식당 휴무일인 매월 둘째 주 수요일을 ‘전통시장 이용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중구를 비롯해 중구보건소, 중구문화의전당, 구립도서관 직원들이 인근 전통시장으로 나가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장을 보는 행사다. 관이 직접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실천형 정책으로, 설·추석이 있는 달에는 명절 장보기 행사로 대체된다.
순환 참여를 통해 모든 시장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부서별로 나뉘어 반구시장, 신울산시장, 중앙전통시장, 옥골시장, 구역전시장, 우정전통시장, 병영시장, 선우시장, 서동시장 등 9개 전통시장을 돌아가면서 방문한다.
이날 구역전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한 기획예산실 및 홍보실 직원들은 호떡, 찹쌀도넛, 공갈빵 등 간식을 나눠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저마다 색색깔 장바구니를 든 채 누군가는 저녁에 먹을 반찬거리를 고르고, 누군가는 꽃집에서 집에 놓을 화분을 구경했다.
한 주무관은 “일상적인 점심시간이지만 한 달에 한 번, 동료들과 함께 시장 특유의 정과 활기를 느끼며 함께 장을 보니 재충전도 되고 즐겁다”며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반갑다는 반응이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온 김현주(65)씨는 “요즘은 평일 낮에는 손님이 별로 없는데 구청 직원들이 오는 날이면 매출도 오르고 시장이 활력을 얻는다”며 “사람들이 시장을 채우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져 우리 상인들에게도 반가운 행사”라고 인사를 전했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는 전통시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기 위해 울산에서 유일하게 ‘전통시장과’가 있는데, 이는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 “전통시장 이용의 날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침체한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