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6주년]배송·측정부터 감시·구조까지...드론, 일상 속으로
2025-05-15 신동섭 기자
◇드론도시 울산의 태동
울산시는 지난 2018년부터 산업드론을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현장 안전진단, 재난 예방, 위험물 운송, 오염물질 배출 감시 등 산업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드론 개발과 보급에 집중했다. 드론 기술개발, 산업지원센터 건립, 성능평가 및 인증센터 구축 등 인프라 조성과 연구개발,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3대 전략을 통해 산업드론의 실용화를 앞당겼다. 지난 2021년에는 그간의 성과를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한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성과 시연회에서 통합관제시스템과 드론 기체, 임무 장비, 비행 소프트웨어 등을 선보였다.
특히 UNIST가 개발한 대형 드론은 드론 활용 능력과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기체와 동력 추진 시스템 분야를 중심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시는 도심항공교통(UAM)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드론표준도시 울주군
울주군은 지난 2015년 드론을 처음 도입한 뒤 인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일을 행정에 접목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 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그 성과를 바탕으로 ‘드론표준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179억6100만원을 투입해 드론특별자유화구역, 드론실증도시, 스마트시티, 드론테마파크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군은 산불감시, 고고도 방사능 측정, 농작물 진단, 재선충 모니터링, 특수배송(의약품), 원전사고 대비 방호장구 배송, 환경방사선 모니터링 및 매핑, 대테러 재밍드론, 영남알프스 안전모니터링, 불법어업단속 등의 세부 사업을 실증하거나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울산 최악의 산불 사고로 기록된 온양 산불 당시 헬기 비행이 어려운 야간에는 드론이 열영상 카메라를 통해 잔불과 주불 진화 속도·방향 등을 확인했다. 인력으로 힘들거나 많은 인력 소요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드론이 사람을 대신하도록 해 인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특히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분야는 드론을 활용한 물품 배송이다.
지난해 기준 45일간 312건의 배달을 수행해 4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누적 비행 거리는 691㎞에 달한다. 드론 배송서비스와 함께 삼남·상북 노선에서 취약지역 순찰과 실시간 산불 감시를, 서생 노선에서 해수욕장 개장 기간 동안 해안 취약지역 순찰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 등 공공서비스를 병행한다.
해루질 감시와 범죄 예방에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군은 궁극적으로 울주를 ‘5분 행정권’ 도시로 변모시키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드론과 스테이션을 연결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드론과 로봇 CCTV, 바디캠 등을 연계하는 초연결관제, 위성과 LTE망을 연결하는 복합통신 체계 구축, 실시간 드론식별관리시스템 등으로 군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5분 이내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군은 다양한 재난과 범죄 행위를 예방하는 등 보다 안전한 도시 구축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선도 도시
울산은 드론의 확장 개념인 UAM(Urban Air Mobility)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에 서 있다.
시의 UAM 실증 기반 구축은 기존 도시 교통 시스템에 구조적 변화와 혁신적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UAM은 기존 도로 교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3차원 이동 체계로, 도심 내 교통 체증과 접근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UAM은 기체에 필요한 소재, 배터리, 모터, 전자제어칩과 운항 서비스에 필요한 빅데이터 AI까지 다양한 첨단기술이 집약된 신산업이다. 2040년까지 총 731조 규모의 종합적인 산업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블루오션이다. 울산의 차세대 먹거리인 셈이다.
시는 지난 2022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핵심 기술개발 R&D 도심지 통합실증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진행되는 ‘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 R&D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는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회랑(비행경로) 설계 자동화, 기상관측, 안전운용체계 등 핵심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울산형 UAM 상용화 노선 개발, 디지털 트윈 기반의 3차원 공간 데이터 구축, 충돌·소음 예측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도심 내 다수 드론과 UAM 기체의 동시 운항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로 이어져, 미래 도시 교통의 ‘스마트화’와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UAM 전문기업 슈퍼널 등 자동차 산업 인프라와 연계해 UAM 기체·부품 전문산업단지 조성, 이동식 버티포트(이착륙장) 네트워크 구축, AI 기반 실시간 운항 관리 시스템 개발 등 차세대 교통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자동차·대중교통과의 연계를 통해 복합 교통망을 형성하고 의약품 긴급 배송, 재난 대응,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확장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