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美 통상 압박에 맞서는 수출 방파제”

2025-05-16     오상민 기자
울산항이 미국발 통상 압박에 맞서 지역 수출 산업의 방파제 역할에 나섰다. 자동차·조선·정유 등 주력 수출산업이 고율 관세 부과의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울산항만공사(UPA)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UPA는 15일 본사 다목적홀에서 울산항 이용 화주사와 항만 연관업체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관세정책 대응 고객 간담회’를 열고 현장 애로사항과 항만 차원의 지원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방위적 수출 부진 속에서도 울산항은 산업계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간담회는 ‘산업항만 울산’이 위기 국면을 돌파할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컨테이너·탱크터미널, CJ대한통운, GS엔텍 등 주요 화주사 관계자들이 직접 발표에 나서 기업별 대응 전략과 항만 지원 필요사항을 제시했다.

첫 발표에 나선 김민태 관세사(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는 미국 정부가 최근 자동차 부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한 25% 수준의 고율 관세 발효와 관련해 “울산은 특히 자동차 수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2023년 기준 약 65%·140억달러)을 차지하고 있어, 관세 인상 시 생산부터 운송, 선적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수출액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1분기 울산의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어든 61억3000만 달러에 그쳤다. 하이브리드차(36.1%) 수출은 증가했지만, 전기차(-64.1%)와 승용차(-9.5%) 수출 부진이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석유제품 역시 전반적인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 하락 여파로 경유(-19.0%), 휘발유(-13.1%), 제트유 및 등유(-33.3%), 윤활유(-25.7%)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수출 감소세를 보이며, 석유제품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기상악화시 수출입 중단대책과 부족한 장치장 확보 필요성, 에너지 부문에서는 친환경 연료수요 증가에 따른 시설 및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계선 친환경선박 발주량 증가 속 미국 군함 신조 및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위한 항만시설의 지원 등을 제기했다.

UPA는 기업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항만시설 확충과 운영방식 개선 등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재영 UPA 사장은 “울산항은 단순 물류 기지가 아닌 수출산업의 생명선이자 위기 극복의 전초기지”라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 대응을 통해 산업항만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