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부인과·소아과 감소세…출산·양육 ‘적신호’
2025-05-16 주하연 기자
저출산으로 인해 관련 병원 수가 감소하고, 의료 인프라 부족이 다시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울산의 의원 수는 지난 2012년 531곳에서 올해 653곳으로 122곳(23%) 증가했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대부분의 진료과목에서 개원이 늘었지만 26개 진료 과목 중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줄어들었다.
산부인과는 2012년 35곳에서 올해 29곳으로 6곳(17.1%) 줄었고,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는 44곳에서 32곳으로 12곳(27.3%) 감소했다.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전국에서 379곳의 소아과 의원이 폐업했다.
같은 기간 울산은 36곳에서 32곳으로 4곳(11.1%) 줄면서 감소율이 전북(15.4%), 광주(12.8%)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에서 세번째로 높았다.
이 시기 폐업한 전국의 소아과 전문의 364명의 진로를 추적한 결과 소아과와 관련 없는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사람이 35.4%, 휴직·은퇴한 사람이 29.7%, 소아과 관련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사람이 34.9%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세가 개원의 수익성 문제를 넘어 출산과 양육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내 한 산부인과 원장은 “산부인과와 소아과의 경우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환자 수 자체가 줄었고, 낮은 수가, 인력 부족, 과중한 업무 부담 등으로 신규 진입을 꺼리는 대표적인 비인기 진료과목”이라며 “필수 의료과목의 붕괴는 곧 인구 구조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산부인과·소아과의 감소를 출산·양육 환경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출산 지원 정책,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울산형 책임돌봄 등 출산·양육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