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증장애인이 만든 친환경 현수막 눈길
2025-05-16 정혜윤 기자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울산 남구, 북구, 울주군 등 지자체가 잇따라 친환경 소재 사용 및 재활용 활성화 조례안을 제정했다. 울산에서 매년 20만 장 이상의 현수막이 수거되는데, 소각·매립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반 현수막보다 원단이 두 배 이상 비싸고, 수거 후 매립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제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 한 민간 현수막 제작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판매가를 올려버리면 아무도 구매를 하려 하지 않아 섣불리 제작에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남구 신정장애인보호작업장이 친환경 현수막 제작에 나섰다. 박수욱 신정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은 “울산도 폐현수막 발생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친환경현수막 제작에 나섰다”며 “울산에 폐현수막을 안 남기고 다 내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제작부터 후처리 방안까지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신정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제작한 친환경 현수막은 생분해성 원단을 활용해 제작된다. 사용이 완료되면 모두 수거돼 대전의 한 업체로 보내지는데, 사용된 현수막을 녹여 자동차 부품으로 재생산한다.
박수욱 원장은 “전국에서 폐현수막을 이용한 사업이 진행됐지만 수거율이 낮거나 단가가 비싸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사례가 빈번하다”며 “장애인직업시설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제작에 나서 더욱 시너지를 얻을 것 같고, 작업자들의 임금을 맞출 정도로 판매단가도 많이 높이지 않아 울산도 점차 사용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