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벌려다”…신종 ‘손부업 사기’ 주의보

2025-05-19     정혜윤 기자
“물가가 하도 비싸니까 퇴근 후 집에서 용돈벌이라도 하려고 부업을 알아봤죠. 손부업도 사기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울산 남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여·28)씨는 최근 SNS에서 본 ‘인형 눈붙이기’ ‘피규어 포장하기’ 등 재택부업 광고를 보고 곧바로 신청했다. 주당 7만~8만원 정도의 소액이지만 재료비나 배송비가 들지 않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과거부터 손기술을 활용한 부업 사례들이 널리 퍼져 있었던 만큼 의심은 들지 않았다.

SNS를 통해 피규어 포장알바를 요청했지만 “재고 부족으로 출고가 지연된다”며 기다려달라는 답장이 왔다. 상담원은 기다리는 사이 진행할 수 있는 또 다른 부업인 ‘유튜브 영상 시청 부업’을 제안했다.

초기에는 영상 시청 뒤 2000원, 3000원씩 소액의 적립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곧 ‘VIP방 초대’와 함께 미션을 수행하면 고수익 배당을 주겠다며 수십만원의 입금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A씨는 이상함을 느끼고 급히 탈퇴했지만, 해당 채팅방에는 이미 200명 넘는 사람들이 활동 중이었다.

정씨는 “나중에 인터넷에 찾아보니 최근 이런 손부업 사기가 유행해 피해자들이 모인 카페까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손부업 물량을 받으려면 문화상품권을 구매하라며 유도하는 경우도 있고, 쿠팡이나 다이소 등 대형 판매점의 하청 포장 알바라고 사기를 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 이같은 ‘부업 광고’를 빌미로 피해자를 유인, 영상 시청·코인 구매 등의 행위로 이어지게 하며 금전을 편취하는 ‘신종 손부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용돈이라도 벌어보려는 주부, 사회초년생 등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국적으로 손부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다수의 관련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울산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리딩방 등과 비슷한 범죄 유형으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일반인들에게 점차 높은 금액의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라며 “정식 사이트가 아닌 개인 아이디로 연락해 진행되는 경우나 소액이라도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는 반드시 의심하고 송금을 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