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강주헌 교수팀, 인공혈전 이용해 혈액 체외 정화기술 개발

2025-05-27     이다예
끈적한 혈전에 세균을 달라붙게 해 혈액 속 세균을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항생제 내성 세균까지 제거할 수 있어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전신감염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사진) 교수팀이 인공 혈전을 이용한 체외 세균 정화 장치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혈액 투석처럼 감염 혈액을 체외로 빼낸 뒤 세균을 인공 혈전에 흡착시켜 제거하고 다시 체내로 넣는 기술이다.

개발된 체외 혈액정화장치(eCDTF)는 튜브 중앙에 나선형 구조체가 삽입된 형태다. 나선형 구조체 안쪽에는 인공 혈전이 끼워져 있어, 튜브를 따라 흐르는 혈액 속의 세균이 끈적끈적한 인공 혈전에 달라붙어 제거된다.

인공 혈전은 백혈구 등 세포 성분 없이 혈장 단백질로만 구성돼 있어, 장치 표면에 세균이 잘 달라붙도록 돕는다.

체외 혈액정화장치는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그람양성·음성균은 물론, 항생제 내성균과 사람 분변 유래 세균까지 90% 이상 제거할 수 있었다.

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에 감염된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우수한 효과가 입증됐다.

단 3시간의 체외순환치료만으로도 혈중 세균 수와 염증 수치가 현저히 감소했고, 간과 비장 등 주요 장기 내 침투균도 크게 줄었다.

정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이 7일 이내 모두 사망한 것과 달리, 치료를 한 번 받은 경우 약 33%, 이틀 연속으로 받은 경우 100%의 생존률을 기록했다.

강주헌 교수는 “기존 장치에서 보고됐던 일부 미해명 세균 제거 현상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돼 관련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