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땐 울산도 직격탄
2025-06-17 오상민 기자
16일 지역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당장 울산으로의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S-OIL은 홍해를 통한 대체 수송로를 확보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비중동 수입선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 경로가 아닌 원유 가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4일 이란 핵시설 및 군사 지도부를 겨냥한 광범위한 공습을 단행한 데 이어,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석유·가스 시설을 추가로 공격하며 보복 수위를 높였다. 이란 역시 텔아비브 북부에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이자 현직 국회의원인 에스마일 코우사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의 20%, 액화천연가스(LNG)의 3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해협이 막힐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에 차질이 우려된다.
실제 봉쇄 시점이나 조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중동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지역 정유 업계 입장에서는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지역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정유는 고정 원가가 큰 산업이라 도입단가가 오르면 곧장 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며 “수요가 강한 시기에는 가격 전가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오히려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정유·화학 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울산의 산업 구조상 파급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은 울산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지 내에는 유지보수, 건설, 물류, 경비 등 수많은 간접 고용이 연계돼 있다. 실제로 S-OIL은 상반기 일부 직군 채용을 중단했고, SK이노베이션도 신규 인사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울산의 물가 지표에서 석유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휘발유·경유값 인상은 외식·가공식품·운송 등 체감 물가에 곧바로 반영될 수 있다. 또 해운 물류 위축으로 이어져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업종에서 다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울산항만공사(UPA)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면 국내 원유 수입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상 물류 보험료 및 운송비 상승으로 수출항만 전체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 면밀한 상황 모니터링에 들어갔으며, 장기화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