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320m에 11억…관광활성화는 글쎄
울산 울주군이 온산읍 강양리 해안길을 따라 조성된 기존 산책로를 연장하는 ‘강양 해안 산책로 조성사업’에 예산이 과다 투입된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주민 요구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예산 낭비 사례로 남지 않으려면 관광객 유입 등 실질적인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군에 따르면, 군은 온산읍 강양리 58 일원에 총연장 320m, 폭 2m 규모의 해안 산책로를 올해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간은 지난 2023년 명선교~동해회센터 구간에 조성한 350m 산책로의 연장선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22년 주민과의 대화에서 강양 주민들이 “서생, 진하 등 인근 지역에만 예산이 집중되고 강양은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안한 것이다.
실제 군은 진하해수욕장과 간절곶에 해안 산책로를 조성한 이후 관광객 증가와 상권 활성화 효과를 거뒀고, 명선도 경관조명 및 데크로드 설치 역시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700여m에 달하는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예정 부지 중 사유지에 대한 사용 허락을 받지 못하면서 최종적으로 명선교~동해횟집 앞 해변 350m구간만 개설됐다.
문제는 산책로 조성에 앞서 관광 수요 조사나 유입 예상 인원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는 점이다. 이 사업에는 강한 염분에 견딜 수 있는 강관과 기초 골재 공사가 포함돼 100m당 약 3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총 10억7000만원이 투입됨에도 군은 단지 주말에 많은 이용객이 찾는다는 주민 의견과, 산책로를 조성하면 진하쪽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만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사업 후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빨리 간절곶 소망길이나 명선도, 진하해수욕장 등의 관광객들을 유인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주군 관계자는 “명선도의 야경을 보기 위한 방문객과 산책로 이용객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며 “이번 산책로 조성을 통해 강양 지역의 상권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