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상승…울산 제조업·서민경제 우려

2025-06-24     오상민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에 국제유가가 빠르게 반응하면서, 고물가에 허덕이던 국내 산업과 소비현장에 또 다른 충격이 예상된다. 울산을 포함한 제조업 도시들은 기름값 인상에 따른 원가 압박이 가시화됐고, 시민들은 주유소 기름값과 전반적 생계비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울산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29.6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1591.93원으로 이달 들어 최저가를 기록한 뒤 상승전환했다. 경유 역시 1472.13원으로 전주(1457.05)보다 15.08원 올랐다.

문제는 이같은 유가 상승이 산업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울산의 조선·자동차 부품·화학업체 등은 기름값과 함께 열처리비, 물류비, 포장재, 플라스틱 사출 원가 등이 상승하면서 공급가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소비자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LPG와 등유 단가 인상 외에도 식재료비, 물류비 인상에 시달릴 수 있고, 운송업계 역시 타격이 크다.

지역 한 화물업체 관계자는 “운임 단가를 ℓ당 1500원 기준으로 설정했는데 이미 초과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상승시 기름값 연동형 요율 조정이 없으면 계약 지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급등하면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18.7원 오른 달러당 1384.3원으로 올라섰다.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24시간 점검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고, 범정부 석유시장 점검단을 통해 유가 급등에 편승한 불법 가격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우리 수출입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유사시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5월 우리나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 여파로 금액·물량·단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제품 수출 금액은 21.5%, 석유화학은 10.6% 각각 감소했다. 유가 반등이 본격화되면 해당 업종은 다시금 공급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