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관세 현실화…울산 車 부품업계 ‘시름’

2025-06-30     오상민 기자
미국이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울산 자동차 부품업계가 깊은 우려에 빠졌다.

29일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추가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울산의 중소 부품기업들은 원가 상승은 물론 완성차 수출 감소에 따른 부품 수요 위축, 완성차 업체의 단가 인하 압박 등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울산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수백여개의 부품업체가 집적돼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은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수 있는 품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절차를 공식화했다. 앞으로 미국 내 업체나 협회가 특정 부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요청하면, 상무부가 60일 이내 관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미 지역 부품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외국산 자동차 부품 25% 관세로 인해 수출 환경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현재 미국의 관세 대상 자동차 부품은 HTS 10단위 기준 330여개 품목에 달하며, 내연기관차용 엔진·변속기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모터, 샤시·구동축, 전장부품, 타이어 등 주요 부품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 중소기업 비중은 97%에 달한다. 울산에서도 영세한 중소 부품업체가 상당수여서,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자체 대응 여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울산의 자동차 수출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울산의 5월 수출은 6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7%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수출 감소율(1.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울산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21.7%(19억6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승용차 수출이 22.5%, 전기차 수출은 무려 65.6% 급감했으며, 하이브리드차만 3.9% 증가하며 일부 방어에 나섰다. 업계는 전기차 수출 급감의 원인으로 미국 현지 생산 전환 확대와 관세 회피 전략 등을 꼽고 있다.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도 크게 꺾였다. 5월 울산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8억7000만달러로 37.8% 급감했다. 전기차 수출의 경우 중국산 배터리 규제와 북미 생산 요건 강화 등 복합적인 규제가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역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원가 부담과 환율 불안정에 이어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수출길이 점점 막히고 있다”며 “미국 시장 비중이 큰 울산 부품업체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