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직자의 청렴과 헌혈, 신뢰와 나눔의 사회를 위한 두 기둥
공직자는 국민을 대표하여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직무 특성상 공직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청렴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선택을 넘어, 국가와 사회의 안전과 공정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가치이다.
청렴이란 투명함과 곧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청백리에서부터 현대 공직사회에까지 공직자에게는 특히 중요한 덕목이자 도덕적 자질로 여겨진다.
청렴한 공직자는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공익을 우선시하며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사회의 안정과 조화로운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공직자의 청렴은 단순히 부패 방지에 그치지 않는다. 청렴은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공공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사회적 정의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자의 청렴은 국민에게 모범이 되어 사회 전체의 도덕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청렴하지 않은 공직자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공권력을 남용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한편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 자기 혈액을 자유의사에 따라 대가 없이 기증함으로써 혈액이 필요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사랑과 나눔의 실천이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며 헌혈은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헌혈은 기부나 자원봉사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순수한 이타적 행동으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경제학에 도입된 개념 ‘따뜻한 빛(warm-glow)’ 이론은 언뜻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협력 행동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 이론에 의하면 헌혈과 같은 이타적 행동은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서 오는 정서적 보상, 자기 긍정, 사회적 가치 실현의 동기에서 비롯된다.
즉, 헌혈은 단순한 나눔을 넘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돌보며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헌혈이 가진 이런 이타적 성격을 공직자의 청렴과 결부시켜 보면 공직자의 청렴과 헌혈은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의식 증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타적 공익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청렴한 공직자는 사익이 아닌 공익을 우선시하며 사회 전체의 신뢰와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이타적 행동의 결정체인 헌혈을 실천하는 공직자는 사회적 신뢰 구축은 물론 선한 영향력 전파 측면에서 고귀한 가치를 지닌다.
공직자가 청렴을 지키며 헌혈과 같은 이타적 행동에 앞장설 때 국민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와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 모두가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앞으로도 공직자들이 청렴의 의무와 헌혈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과 함께 신뢰와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마디. 올해 초 울산 동구 유일 헌혈의 집인 ‘헌혈의 집 울산과학대센터’가 실적 부진으로 폐쇄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 이후, 동구청장을 비롯하여 보건소, 유관기관, 학교 관계자, 그리고 특히 동구 지역 헌혈자들의 도움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약 70% 성장했다. 앞으로 울산 최고의 헌혈센터로 발돋움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기훈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