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역완결 의료체계로 가는 첫걸음
보건복지부가 7월부터 시작하는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 울산지역 4개 병원이 포함됐다. 울산동북 중진료권에는 울산병원, 좋은삼정병원, 울산시티병원이, 울산서남 중진료권에는 동강병원이 각각 지정됐다. 이들 종합병원은 지역 주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 역량 강화 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울산 지역 의료체계의 안정성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은 상급종합병원이 울산대학교병원 한 곳 뿐인 데다, 이마저 도심 외곽인 동구에 위치해 지역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응급·중증 환자의 상당수를 민간 종합병원이 떠맡아왔지만, 제도적 기반이나 재정 지원은 부족했다. 정부의 이번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정은 그런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첫 단추로 의미가 크다.
다만, 울산의 취약한 의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전국 175개 병원을 지정했으나,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울산의 지정 병원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광주와 제주는 각각 6곳, 대전에는 5곳이 지정됐다. 울산은 공공의료기관 부족과 병상수, 중증환자 진료 역량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정률 자체가 낮다는 점은 울산 의료 인프라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향후 3년간 총 2조1000억원을 투입해 ‘포괄 2차 종합병원’의 진료역량을 높이고,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환자실 수가 인상, 응급수술 가산율 상향, 응급실 인력 운영비 지원은 물론이고, 진료협력체계 구축 실적에 따른 성과지원금까지 병행된다.
울산 지역의 경우 특히 진료권별 지정이 비교적 균형 있게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정만으로 지역의료가 달라지진 않는다. 각 병원은 지역 응급환자를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24시간 진료체계를 강화하고, 병·의원 간 진료 연계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야간·주말 진료 공백도 최소화해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진정한 의미의 ‘지역완결 의료체계’는 환자가 “더 이상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정이 울산의 의료 자립도를 높이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위에 병원,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