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첫날부터 협회 반발에 운영 차질
2025-07-02 권지혜 기자
1일 오전 5시30분. 이날부터 태화강 파크골프장을 수탁받아 운영하는 남구도시관리공단이 포크레인으로 해양목을 제거하고 펜스를 설치하는 등 공사를 시작하자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이 안전띠를 넘어 포크레인 앞에 앉거나 드러눕는 등 공사를 방해했다.
회원들은 공문도 보내지 않고 왜 마음대로 공사를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남구와 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가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나가줄 것을 부탁했지만 회원들은 요지부동이었고,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의 중재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남구 관계자의 고장난 스프링클러라도 수리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회원들이 다시 반발하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인 홍종구씨는 “태화강 파크골프장은 노인들의 복지시설이자 놀이터다. 노인들은 이곳이 아니면 갈 데가 없다”며 “아직 협상이 안됐는데 안내도 없이 무작정 공사부터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 관계자는 “남구에서는 남구파크골프협회에 운영권을 준 적이 없다. 그러니 공사를 한다고 공문을 보낼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남구파크골프협회와 남구 및 남구도시관리공단은 각각 대표단 5명을 뽑아 협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구파크골프협회 안에서도 목소리가 달라 대표단을 꾸리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됐다.
각 대표단은 남구청 의회 상황실에서 3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남구파크골프협회는 올해 연말까지 유료화 유예, 사용료 감면, 이용 시간 오전·오후 조정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달 20일 남구의회 본회의에서 남구도시관리공단 위탁 운영 및 유료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이 통과된 만큼 남구파크골프협회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남구파크골프협회와 남구는 8일까지 공사와 집회를 멈춘 뒤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인 전영옥 씨는 “간담회에서 사용료 감액, 오전·오후로 나눠서 이용, 8일까지 공사와 집회 금지 등을 주장했다”며 “우리도 회원 확보 및 관리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협상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 관계자는 “8일까지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이 원하는 사용료 감면안을 가져오면 조율해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