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생성형 인공지능 스타트업 선도 도시 울산

2025-07-03     경상일보

울산은 전통적으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형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대한민국 대표 산업 도시이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오랫동안 지역 경제를 견인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변화, 친환경 전환, 디지털·인공지능화 흐름에 따라 전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울산의 청년 인구는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은 울산의 산업 구조 전환과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코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거나 보완하는 기술로, 빠른 아이디어 프로토타이핑과 저비용 실험(MVP)이 가능해 스타트업 환경과 매우 잘 맞는다. 그에 따라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 차원에서 구체적인 활용 방안과 정책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스마트 제조 및 공정 최적화 분야로는, 울산의 제조업 기반 기업들과 연계하여, 생성형 AI를 활용한 설계 자동화, 설비 유지보수 매뉴얼 생성, 현장 대응 시나리오 자동 생성 등의 솔루션 개발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생산 설비의 오류를 학습해 대응 매뉴얼을 자동 생성하는 스타트업을 들 수 있다. 산업 안전·환경 모니터링 콘텐츠 제작 분야로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안전 교육 콘텐츠를 생성형 AI로 빠르게 제작하거나, 작업 시뮬레이션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울산항이나 공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안전 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기술 콘텐츠 분야로는, 울산은 수소 산업 메카로 성장 중이며, 이에 맞춰 수소 기술, 탄소 중립 관련 홍보 콘텐츠나 투자 제안서를 생성형 AI로 빠르게 제작하는 서비스 수요가 크다. 마지막으로 관광·문화 자산 활성화를 위한 생성형 AI 콘텐츠 스타트업 분야는, 울산의 자연·문화 자산(대왕암, 반구대암각화 등)을 활용해 AI로 가상 여행 콘텐츠, 스토리텔링 영상, 인터랙티브 가이드 제작과 지역 역사나 산업 관광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창작·번역 스타트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은 울산 청년 창업 생태계에 필요한 정책적 연계 방안을 살펴 보면, 생성형 AI 교육·인프라 제공을 들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학교, 울산정보산업진흥원 등과 연계하여 생성형 AI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노코드 기반 툴(GPT, Runway, Canva, Notion AI 등)을 중심으로 비전공자도 실습 가능한 AI 워크숍 등을 운영·지원한다. 창업 초기 자금 및 인큐베이팅 지원으로서는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솔루션은 초기 투자 비용이 비교적 적어 소액의 창업자금만으로도 시작 가능하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테크노파크 등을 통해 AI 창업 특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지역 산업과 스타트업 간 매칭 플랫폼을 구축하여, 조선·자동차·화학 기업의 현장 문제를 수집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아이디어와 연결하는 문제 기반 매칭 시스템이 필요하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도시이자, 이제는 디지털·인공지능 산업 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울산 청년들에게 창의적 실험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울산의 기존 산업 자산과 융합함으로써 현실성 있는 창업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산업의 정체성 재정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울산이 단순한 제조의 도시를 넘어 ‘기술과 콘텐츠가 융합된 창의적인 창업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기술을 실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선결되어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그 중심에 설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며, 이를 기반으로 울산은 다시 한 번 젊은 도전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구자록 전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