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성실·치열했던 학창시절의 기록

2025-07-03     차형석 기자
학창시절에 학업 성적이 좋았거나 예체능에 재능이 있었다면, 혹은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히 학교에 다녔던 학생이라면 상장 하나씩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선생님의 격려와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그 빳빳한 종이를 가방에 고이 넣어 하교하면 부모님의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아련하다.

이번에 소개할 기증 유물은 기증자 한삼건(울산역사연구소 소장·울산대 명예교수)씨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양사국민학교(현재 양사초등학교)와 대현중학교, 학성고등학교에 재학하며 받은 상장이다. 개근상부터 임명장, 우수상, 표창장을 포함하여 여러 사생대회에서 받은 상장까지 총 50여장을 울산박물관에 기증해 주셨다.

기증자께서 재학한 학교를 순서대로 소개하면, 먼저 양사초등학교는 1814년(순조 14) 울산부사 박종민이 삼일당 강학소를 지은 데서 출발한다. 이후 1878년(고종 15) 부사 박제만이 중건하여 양사재를 설립하였고, 광복 이후 양사국민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1995년 12월 ‘일제 잔재 청산과 민족 정서 개선’을 목표로 한 교육법이 개정되어 1996년 3월부터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변경되어 양사초등학교로 이어졌다.

대현중학교는 남구 달동에 위치한 학교로, 처음에 1951년에 남구 부곡동에 사립 대현중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설립된 후 1989년에 폐교되었다. 이후 1990년에 남구 달동에 공립 대현중학교가 개교하고 사립 대현중학교 총동창회의 요청에 따라 두 학교의 통합계획이 추진되었고, 1999년 7월에 합병되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학성고등학교는 1964년 11월에 울산 육영회가 설립되고 1969년 3월에 개교하였다. 울산 육영회는 울산에 설립된 최초의 학교 법인으로, 울산공업센터 지정 이후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사람이 울산으로 모이면서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깨닫고 활발한 장학사업을 이어갔다. 학성고등학교를 비롯하여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우석고등학교(현재 신정고등학교) 등 여러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

기증자께서는 성실하고도 묵묵히 그러나 치열하게 살아온 학창 시절의 기록을 흠집 없이 고이 간직하셨고, 앞으로는 울산박물관의 ‘수장고’라는 안정적인 공간에서 보존될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이끌었던 이정표들이 차곡히 쌓여 역사와 기록이 되는 순간이다.

이하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