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엿새째 폭염특보 / ‘녹는’ 도로

2025-07-03     주하연 기자
울산에 이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심 도로 곳곳에서 아스팔트가 솟아오르거나 움푹 꺼지는 ‘소성변형’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도로가 견디지 못하고 일그러지면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2일 찾은 중구 태화동 일원. 상가와 주거지가 밀집된 이곳의 한 도로는 아스팔트가 군데군데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른 채 방치돼 있었다. 직사광선에 노출된 아스팔트는 차량 하중으로 인해 마치 액체처럼 옆으로 밀리며 차선이 물결치듯 일그러져 있었다. 해당 구간을 지나던 차량들은 차체가 흔들리는 등 불안한 주행을 이어갔다.

남구 옥현사거리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부 차선은 도로 변형으로 인해 선이 심하게 휘어져 있었고, 아스팔트가 불규칙적으로 솟아올라 평탄하지 않았다.

도로 상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차량들은 돌출된 아스팔트에 바퀴가 걸리며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일부 차량은 해당 구간을 피하기 위해 급히 핸들을 꺾는 등 위험한 장면도 목격됐다.

운전자 A씨는 “지난 주말부터 도로가 이상하게 울퉁불퉁해진 걸 확인했다. 일시적인 현상인 줄 알았는데 며칠 째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어렵고 도로 상태가 눈에 띄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 빠른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스팔트는 일정 이상 온도에 노출되면 점성이 낮아져 차량이 지나갈 때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표면이 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폭염이 며칠간 지속되면 변형이 고착되면서 도로가 불규칙하게 변형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울산 전역에는 엿새째 폭염특보가 내려졌으며, 이날 최고 기온은 36℃까지 올랐다.

전날 밤 울산의 최저기온은 26℃로 열대야가 관측됐다. 올해 처음 열대야가 기록된 지난달 30일 밤의 최저기온(25.1℃)보다 1℃ 가까이 높은 수치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로 노면 변형과 같은 폭염 관련 안전 문제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뜨거운 열로 인해 차량 무게에 아스팔트가 옆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까지 관련 민원이 접수된 바가 없다.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검토해 즉시 보수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