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관문 옆 공원자리에 쓰레기만 쌓인다
2025-07-04 신동섭 기자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이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울주군 서울주소방서 주변. 9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정문 건너편 공터에는 부서진 세탁기, 냉장고, 수조, 말통, 철구조물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과 폐지, 대형 마대자루, 생활 쓰레기 등이 쌓여 있다.
주변 곳곳에는 단층 주택과 간이 주택이 설치돼 있지만, 인적을 찾기 어렵다. 남천 방면인 남천둑길에는 소규모 고물상 두 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은 성채를 쌓듯 갖가지 생활용품들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민 A씨는 “고물상이라고 하기엔 쌓여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 생활 쓰레기 종류라 고물상이라 보기도 어렵다”며 “KTX울산역과 학교가 지척인데, 이렇게 무법지대로 남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군에 따르면 언양읍 남부리 18 일원에 들어선 언양문화공원은 지난 2012년 울산시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고시에 따라 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후 13년째 공원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초 군은 6만9750㎡ 부지에 울주문화센터(현 서울주문화센터)와 야영장, 특산물 전시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KTX울산역 일대의 개발이 늦어지자 언양문화공원 조성 필요성도 낮아졌고, 사업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군은 KTX울산역 일대의 개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공원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사이 공원 부지는 기존 주택이 노후화되고 빈터에 들어서 있던 고물상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며 민원 발생지로 전락했다.
특히 이 일대 고물상은 2000㎡ 이하의 소규모여서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관리 감독을 받지 않아도 돼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됐다.
계속된 민원에 군도 관리 방안을 검토했지만, 소규모 고물상은 자유업에 속해 관련 법 미비로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KTX울산역 이용객이 증가하고 KTX역세권복합특화단지의 개발도 가시화되면서 환경 개선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원 조성 전까지만이라도 일대 환경 개선을 위해 가림막이나 수풀 조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주군 관계자는 “관련 법이 없다 보니 소규모 고물상이 불법을 저지르는 게 아니면 업주에게 부탁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