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수도에서 AI 수도로]주력산업·AI기술 융합으로 미래형 산업도시 도약 채비

2025-07-04     이춘봉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울산 건립은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 그것도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대한민국 중후장대 산업의 심장부인 울산에 초대형 AI 인프라가 구축된다는 사실은 산업 구조의 대전환과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울산 데이터센터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AI 활용 경쟁력 제고를 이끌 선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이 AI 데이터센터 최적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인프라, 효율적인 냉각 인프라, 대규모 산업단지와 기반 인프라,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및 정책적 지원, 아시아태평양 거점으로서의 글로벌 확장성, 첨단산업 기반과 산업 융합 시너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세계적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어 AI 데이터센터의 활용 가능성과 산업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은 이미 제조업 데이터가 집적된 곳으로, AI 데이터센터가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성 혁신과 품질 고도화, 에너지 효율화, 안전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같은 전통 제조업 기업에 AI 데이터센터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AI 데이터센터는 HD현대중공업의 스마트 조선소 구축 프로젝트인 FOS(Future Of Shipyard)를 가속화해 AI와 로봇, 자동화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로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수많은 중소기업들 역시 AI 데이터센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기업 중심의 기술 개발을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하고, 실증을 통해 검증된 AI 모델을 다양한 기업군으로 확산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 격차 해소가 기대된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건립은 울산 산업 지형에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기존 장치산업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일자리와 세수 증대, AI·IT 혁신기업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수소 모빌리티 등 주력 산업과 AI 기술의 융합을 통해 울산이 미래형 산업도시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울산 산업과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첫째, AI 인재 양성과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문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기존 인력의 재교육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둘째, 기업 간 협력과 데이터 공유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생산, 설계, 품질, 안전 등 전 공정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AI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에게 데이터센터 활용 노하우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선제적인 규제 개선과 유연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AI 기술 도입 및 활용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업들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기업 문화 조성에 힘써야 한다. AI 기술 개발과 도입에 꾸준히 투자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는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은 산업수도 울산이 미래 첨단 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화정 HD현대중공업 상무(DT혁신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