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평화를” 울산에 울린 희망의 선율
2025-07-07 권지혜 기자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년 넘게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교향악단인 유니온 챔버 오케스트라가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초청공연 ‘희망의 울림’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동유럽 전통 클래식 선율로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지난 3일 찾은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 외국인부터 어린 아이, 노인까지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관객들의 박수 속에 등장한 우크라이나 유니온 챔버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의 스트링 심포니 No.10,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벨라 바르톡의 루마니아 민속 무곡, 벤자민 브리튼의 현을 위한 심플 심포니 등을 들려줬다.
피아니스트 김경진, 유피스 스트링 콰르텟 등 국내 클래식 음악인들과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1악장, 에드워드 엘가의 현악 사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무대를 선보이며 동유럽 전통 클래식 선율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공연에는 우크라이나 6개 도시의 오케스트라 수석 단원들이 참여해 수준이 높았다. 오데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버스와 기차를 타고 24시간 동안 1450㎞를 이동하기도 했다.
특히 공연에는 다른 오케스트라와 달리 여성 단원들만 있었는데, 이는 남성 단원들이 전쟁에 징집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65세까지 남성들을 전쟁에 징집한다. 남성 단원 중에는 사망하거나 부상 당하는 등 아픔이 많았다. 남편이 전쟁에 징집된 여성 단원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과 미사일 폭격을 가하면서 여성 단원 1명의 가족이 참상을 당해 급히 귀국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빈 자리는 국내 클래식 음악인이 채웠다.
단원들은 밝은 미소로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연주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희생된다는 사실에 응원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공연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온 외국인 관객과 시민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의미를 더했다.
김영근 총괄 음악감독은 “이번 공연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고자 마련됐다. 전쟁이 끝난 줄 아는 시민들이 있는데 지금도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며 “전쟁에서 고려인 동포들이 희생되고 있지만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알리고 결코 남의 나라 전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손태익(78·중구)씨는 “항상 마음 속에 애잔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보러 왔다”며 “벤자민 브리튼의 현을 위한 심플 심포니 중 3악장에서 현을 손가락으로 뜯어서 연주하는 피치카토 기법을 사용했는데 잘 접하지 못하는 만큼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혜순 중구의원은 “고고한 우아함 속에 전쟁으로 인한 우울함이 느껴졌다. 그들의 마음이 어떨까,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더욱 응원하게 됐다”며 “어려운 전쟁 상황 속에서도 문화예술은 계속 이어진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