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염, 일상이 된 재난…지속가능한 대응체계 시급하다
울산지역에 최근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는 폭염이 8일째 이어지며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짧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다가올 전망이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해보다 25일이나 앞당겨진 무더위 속, 혹서가 계속되자 폭염대책을 가동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이번 폭염은 여름의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몇주간 더 강력한 무더위가 예상된다. 폭염이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시의 대응이 다소 늦었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울산시와 기업들의 보다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울산시의 폭염대책에 따르면 1186곳의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주요 간선도로의 그늘막을 484곳으로 확대한다. 또 내용연수가 지난 소방차에 살수장치를 장착하여 살수차를 추가 확보했다. 재난관리기금과 폭염대책 예산 17억원을 구·군에 지원해 스마트 쉼터 등을 확대한다.
지역기업 2500곳에는 야외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폭염피해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 준수와 폭염특보 발령 땐 1시간 작업 후 10분 휴식하는 ‘무더위 휴식제’ 시행을 권고하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산업계도 폭염 대응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7월25일부터 8월3일까지 조업을 중단하고 여름휴가를 운영한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체감온도 33℃ 이상일 땐 휴식시간을 두 배로 늘리고, SK에너지는 밀폐공간 작업엔 오후 2~5시 사이 30분 휴식을 의무화했다. S-OIL은 카페형 쉼터 8곳을 운영 중이며, LS MnM은 고온 땐 실시간 알림을 통해 옥외작업 중지를 공지한다.
식중독 사고와 온열질환은 폭염의 주요 위험이다. 최근 울산과 양산의 기업체 13곳에서 식중독 유증상자가 거의 300명에 달했고, 폭염특보 이후 울산지역 온열질환자도 41명 발생했다. 온열질환자 중 절반 이상이 작업장에서 발생한 환자들이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적인 재난이다. 산업현장과 시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므로 물놀이 안전, 위생 관리, 온열질환 예방 등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지자체와 산업계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시민의 ‘안전한 일상’을 보장하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여름이 기후변화 시대 각 기관이 안전체계를 재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폭염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